디지털 미디어의 저널리즘은 강의가 아닌 대화로 정의되어야 한다.
콘텐츠 산업과 저널리즘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마 들어보았을 것이다. 레거시 미디어의 종말, 기존 저널리즘 생태계의 위험 그리고 존폐까지. 신문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언론은 이제 신문 수요으 감소와 함께 존폐를 걱정하고 있다.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나 기존 생태계와 전혀 다른 디지털과 모바일이라는 질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를 답습하는 편이다.
잘 모르지만 하도 힘들다 힘들다 해서 아는 정도랄까. 실제 주변에 언론 종사자가 없어 얼마나 힘든지, 아니면 얼마나 고인 물인지 나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들이 시도를 하나 크게 혁신적이거나, 모바일 환경에 맞는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정도만 알고 있다. 어떻게? 인터넷 기사만 봐도 아니까. 우리나라 언론사들은 일단 네이버와 카카오 두 플랫폼에 의지하고 있다. 이는 말이 많은 이슈로 우리나라 고질적인 인터넷 생태계의 특징이랄까. 그렇다보니 이 플랫폼의 메인에 노출되기 힘을 쓰고, 노력하는 탓에 해당 신문사의 웹사이트는 엉망진창인 경우가 대다수다. 마케팅으로 비유하자면, 네이버나 카카오에 노출되는 신문 기사 제목은 광고 카피(문안) 그리고 기사 본문은 랜딩 페이지 정도? 최대한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광고 노출을 극대화하고 자극적인 제목에 클릭을 유도하는 광고 페이지랄까. 종종 인터넷 기사를 보다 보면 내가 기사를 읽는지 광고를 읽는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물론 긍정적인 노력도 하고 있다. 특히 내가 눈여겨보는 인터넷 언론사는 슬로우뉴스, 아웃스탠딩, 그리고 썰리다. 썰리를 언론사라고 봐야할 지 애매하나 이 책 ‘사라진 독자는 어디에’를 읽고 저널리즘을 다루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함께 넣었다. 슬로우뉴스는 정보의 홍수와 가짜뉴스, 카더라통신을 방지하고자 느린 속도와 꼼꼼한 팩트 체크로 믿을 수 있는 기사를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적이고, 아웃스탠딩은 IT 특화에 모바일 환경에서 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좋다. 그리고 썰리는 1boon 카카오에서 봤는데, 핫한 이슈를 다루는 스타트업이며 쉬운 내용을 보다 재밌게, 어려운 내용은 보다 쉽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카카오톡 형태의 채팅이라는 점이 신기했다.
내 부족한 잡설을 마치고 책 이야기를 드디어 하자면 사라진 독자는 모바일 환경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 신문사를 비롯한 저널리즘 기업은 빠른 변화 속도에 뒤처지거나, 속도를 주도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또는 새로운 형태의 답안을 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더이상 종이 신문을 읽지 않는 이들을 위해 디지털 특화 기사 생산을 중점으로 시스템을 바꾸거나, 악시오스(현재 뉴스레터를 구독 중) 같은 경우 기존 신문기사와 전혀 다른 보고서 같은 형태의 요약 정리본을 모바일 환경에 특화하여 생산하거나, 버즈피드처럼 적당한 재미와 정보를 리스트업해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는 구술성과 상호작용성을 띄고 있다고 한다. 아마 인쇄 매체처럼 정제되어 전달되는 것이 아닌 생생함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구술성을 띄고, 댓글이나 실시간 반응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혹은 독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이기에 상호작용성을 가진다고 본다.
그리고 책에서 꽤 많은 부분을 서비스 저널리즘이라는 측면을 다룬다. 권력 감시와 알 권리가 기존 언론사의 중심이었다면 그와 다른 서비스 저널리즘 측면을 다시 눈여겨 본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으나 사실 무시를 당하고 저널리즘으로 대우 받지 못했던 서비스 저널리즘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 (내 생각으로) 위의 디지털 콘텐츠의 특성 2가지와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구술성과 상호작용성은 재미와 흥미, 정보를 적절히 섞기 좋다. 서비스 저널리즘이라는 생활과 관련되어 있으면서 재미도 있는 콘텐츠가 디지털 시대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기존 매체와 달리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는 저널리즘이 강의가 아닌 대화로 정의되어야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맞는 말이다. 이제 일방적인 정보 전달인 기사는 무시당하기 쉽다. 오히려 사람들의 반응을 이끄는데도 부족하고, 사실 읽지도 않는다. 그런 기사는 인터넷 검색을 통한 정보로 쉽게 대체된다. 이제는 어떤 주제를 갖든 기사가 독자에게 대화를 걸듯이 흥미와 질문을 던지고 독자는 이를 토대로 스스로 고민하고, 정보를 찾고 옳고 그름을 판가름 할 수 있도록 던져주는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