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예술 작품부터 관광 공예품까지 아바나의 예술 문화 체험기
현대의 쿠바라는 국가는 글로벌 시대에 꽤 독특한 포지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연의 축복이 내린 카리브해의 섬나라들 중 유일하게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고, (다른 나라들은 페이퍼 컴퍼니로 유명한 파나마 제도나 레게로 유명한 자메이카 등이 있다) 유일한 사회주의 국가다. 그리고 매우 가난하다. 이건 독특하지 않을 수도.
쿠바라는 사회주의 국가가 생겨난 과정에도 낭만과 조금의 판타지가 섞여 있다. 무슨 고대 국가의 건국 신화랄까. 피델 카스트로라는 돈키호테를 중심으로 우당탕탕 좌충우돌 건국 모험담이다.
제대로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수도를 정복했다거나 체 게바라의 똑똑한 언론 플레이나 피그만 전투나 모든 사건들이 판타스틱하다. 피델 카스트로는 미국 CIA의 무수한 암살 시도들도 의도치 않게(?) 피한 것으로 안다.
이런 이상하고 독특한 쿠바라는 국가는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저마다의 낭만을 심어준다. 나에겐 글로벌 문화와 동 떨어진 가난하면서도 고집 센 나라다. 글로벌 문화와 거리가 멀다고 문화가 풍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느 기준으로 보면 빈약하다고 볼 수 있지만 어느 기준으로 보면 충분히 풍부하고 잠재력이 있다. 난 쿠바에서 한 달간 지내며 쿠바 문화 예술의 잠재력을 보았고 이를 소개하려고 한다.
파브리카 데 아르떼 쿠바노에서는 현대 예술 작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조금은 문화 시설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지만, 파브리카 데 아르떼 쿠바노에서는 다르다. 쿠바인들의 부족한 문화 경험에 산소를 불어넣는 곳이다. 시설 자체가 옛 폐공장을 재생한 곳이다. 널찍한 옛 공장의 터는 다양한 행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열기에 적합하다.
파브리카 예술 센터에서 할 수 있는 문화 활동을 자세히 나열해보자.
파브리카 데 아르떼 쿠바노에 가면~ 분위기 있는 테라스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전시회를 구경하면서 소화시키고, 다리가 아프면 극장에 앉아 영상이나 연극을 구경하고, 야외에서 맥주 한 잔 하며 찰리 채플린 무성영화를 보다가, 래퍼의 공연을 스테이지에서 즐기고, 예술 작품들 사이에서 클러빙을 즐길 수 있다.
거짓말이 아니다. 정말 저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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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도 괜찮은 미술관이 있다. 여행자마다 꼭 방문하는 장소가 있기 마련이다. 어느 여행자는 서점을, 어느 여행자는 백화점을, 어느 여행자는 특정 맛집을, 까와 쑤는 꼭 미술관을 들린다. 현대 미술관이면 더 좋다.
쿠바 미술관은 국제관과 국내관으로 나뉜다. 국제관에는 고야를 포함한 스페인 화가들의 작품을 많이 볼 수 있고, 국내관에서는 쿠바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올드 아바나 센트럴에 위치해서 방문하기도 편하다. 밖이 무더워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시원한 미술관에서 작품들을 구경해보자. 개인적으로 어둡고 조용한, 약간은 긴장감이 도는 쿠바 미술관에서 본 화사한 고야의 작품은 인상 깊었다.
2019년은 아바나가 생긴 지 500년 되는 해였다. 전 세계 모든 도시가 저마다 우여곡절이 있고, 상처와 영광이 있지만 아바나만큼의 굴곡을 가지기란 쉽지 않다. 카리브해의 중심 섬으로 노예 거래의 중심지이자, 사탕수수 착취의 상징이자 미국 부자들의 휴양지와 돈세탁의 중심에서 사회주의 국가의 수도가 되기까지 정말 다사다난한 도시였다.
그런 도시의 500주년을 함께 맞이한다는 건 여행자로서 영광이자 고마운 기회였다. 말레꽁과 거리에 현대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고, 길거리 축제가 열렸다.
'이건 아마도 다음 500년 뒤의 여행자에게 찾아올 경험이겠군.' 이런 생각을 하니 뭔가 특권을 누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하지만 아쉬워하지 말자. 아바나는 항상 축제 같은 구석을 숨기고 있으니까. 언제든 당신만의 축제를 경험할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 쿠바 리브레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쿠바의 민낯과 역사를 알 수 있었다. 거품끼 뺀, 로맨틱을 뺀 사회주의 국가의 민낯을 말이다. 산호세 마켓은 어쩌면 가난한 사회주의 국가의 예술가들의 밥벌이가 모인 곳일지 모른다. 화가가 아닌 사람들도 거리에 나와 각종 공예품을 팔고 있을 정도니까.
산호세 마켓은 단순히 관광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곳으로만 생각했다. 막상 가보니 예술품 창고에 가깝다. 조잡한 마그네틱 관광 기념품부터 예술가들의 작품을 살 수 있는 곳이다.
까와 쑤는 신문지 위에 그림을 그린 (물론 복제에 가까운 단순 생산품) 기념품과 나무판자 위에 코끼리를 그린 몽환적인 그림(이건 진짜 예술품 같았음)을 구매했다. 굳이 구매하지 않더라도 쿠바 예술가들이 부족한 재료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버려진 재료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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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아바나에서도 충분히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오히려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충분할 정도였다. 특히 파브리카 데 아르떼 쿠바노는 정말 인상 깊었다. 힙한 젊은이라면 영감과 감동을 받을 것이고, 커플 여행객이라면 좋은 데이트 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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