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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르도 Nov 13. 2020

결국 성공해낸 창업가들의 특별한 3가지

나이키의 필 나이트, 넷플릭스의 마크 랜돌프, 발뮤다의 테라오 겐

최근 창업가의 자서전을 연달아 3권 읽었다.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의 ‘슈독’, 넷플릭스 창업자 마크 랜돌프의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그리고 발뮤다 창업장 테라오 겐의 ‘가자, 어디에도 없던 방법’으로 이 3권이었다. 이 책들은 유명 브랜드의 창업가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사업 초창기에 주목한다. 오니츠카 타이거를 떼다 팔던 블루리본(현. 나이키), 적자에 허덕이며 DVD 대여를 하던 넷플릭스, 지금의 그린팬 선풍기가 없던 발뮤다를 이끌던 창업가의 이야기다.


위 책들의 주인공 필 나이트, 마크 랜돌프, 테라오 겐 이 3명은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성공한 비즈니스맨들은 아니다. 필 나이트는 미국 오레곤 주립 대학 육상부 출신으로 러닝 애호가였고, 마크 랜돌프는 창업을 꿈꾸는 월급쟁이, 테라오 겐은 뮤지션 출신이었다. 이들의 백그라운드는 모두 다르다. 하지만 이들은 경영자이기보다는 창업가다. 지금의 브랜드 파워가 있기 훨씬 전부터 하루하루 기업의 생사를 걸며 선택하고 살아남았으며,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사람들이었다. 의도치 않게 이들의 자서전을 연달아 읽으며 꽤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글로 정리해보았다.


기어코 성공해낸 창업가들의 특별한 3가지


1. 사업을 위해 뭐든 가리지 않는 열정과 몰입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는 본인이 육상부 출신에 생활 달리기를 찬양하는 러너였다. 러닝화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고 러닝을 사랑했다. 덕후 수준으로 러닝화를 디깅했기에 먼저 오니츠카 타이거의 운동화를 발견하고 수입할 수 있었다. 생산자일 뿐만 아니라 러닝과 생활 스포츠 산업을 사랑하는 소비자로서 판단했다. 덕분에 코르테즈나 에어 등의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나이키의 실험적인 러닝화를 과감하게 출시할 수 있었다. 운동화 기술의 혁신과 실험을 멈추지 않았고 그 덕에 지금의 나이키 브랜드 파워를 갖출 수 있었다.


마크 랜돌프는 DVD 대여라는 생소한 사업을 하면서 이 업계와 사랑에 빠지고 비즈니스에 몰입하였다. 영화 산업이나 영상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가 없었지만 업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조언을 구하러 다녔다. CEO지만 창업가이므로 사업 처음부터 DVD 구매, 포장, 배송 등 전부 신경 썼으며 잠을 아껴가며 직원들과 함께 포장하고 항상 더 나은 방법은 없을지 쉼 없이 고민했다. (박스를 이리저리 접어 DVD맞춤형 봉투 개발이나) 사업을 시작하며 해당 산업에 사랑에 빠지고 몰입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었다.


테라오 켄은 디자인이나 제품에 무지한 중졸 뮤지션이었다. 노래나 소설, 시 등 창조해내는 것을 좋아하던 그는 물질 형태, 제품의 디자인이라는 것에 눈을 뜬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만 혼자서 원하는 책상을 만들어 보겠다고 공장을 돌아다녔다. 자기를 받아주는 업체 1곳을 겨우 찾아내어 알바가 끝나면 거기로 가 직접 제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위해, 무엇보다 훌륭한 디자인의 제품으로 소비자의 마음에 감응하겠다는 자세로 몰입한다.


2. 이론파보다는 실천파

말로 하자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다. 저마다 근사한 아이디어는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아이디어만 떠벌리고 다니거나, 근사한 이론과 근거를 앞세워 말로만 모든 걸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창업가들은 이들과 반대다. 말보다는 행동, 이론보다는 실천이다. 필 나이트가 만약 단순한 러닝 덕후로서 일본 운동화 오니츠카 타이거가 좋다고만 말하고 다녔으면, 혹은 오니츠카와 사이가 안 좋을 당시 과감하게 자신의 브랜드를 시작하려고 움직이지 않았으면 지금의 나이키는 없었을 것이다. 또 필 나이트는 운동화 제조 경험도 없다. 원재료에 대한 지식도 없다. 다만 러너로서 어떤 운동화를 좋아할지 직접 알기 때문에 항상 모든 신제품을 신고 뛰어보고 판단한다.


마크 랜돌프는 리드 헤이스팅스라는 든든한 조언자이자 투자자가 있었다. 출근길에서 리드와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열심히 토론했으나 거기서 그쳤다면 지금의 넷플릭스는 없었을 것이다. 회사원이라면 알 것이다.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지만 지금의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게다가 그이 아내도 아이디어를 듣고는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라고 말했다. 이것만 듣고 직접 사업을 해보지 않았다면 지금의 넷플릭스는 없었을 것이다.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이론적으로 어떤 아쉬움이 있든 시작해보는 자세가 바로 창업가 정신이다. 그리고 마크 랜돌프는 신규 사업이나 서비스를 진행할 때 일단 테스트해본다. 지금의 콘텐츠 스트리밍 플랫폼도 테스트의 결과다. DVD 대여에 집중하기 위해 판매 사업을 접어보고, 소비자의 반응을 알기 위해 작은 모수를 상대로 테스트했다. 회의에서 말로만 이야기하고 그치거나, 고민하다 시기를 놓치는 것보다는 일단 해봐야 소비자의 반응과 아이디어의 잠재력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론보다는 실천을 통해 배우는 창업가의 표본이다.


테라오 겐은 그 누구보다도 이론과 거리가 멀다. 중졸 출신에 재료나 제품 디자인, 생산에 대해 하나도 몰랐다. 일단 뜻이 있으면 행해지리라는 말은 테라오 겐과 잘 어울린다. 모르는 내용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책을 구해 읽고 스스로 공부하여 해결하고, 알바가 끝나면 바로 공장으로 달려 나가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제품 생산을 한다. 창업가는 무엇을 모른다고 일단 공부나 준비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해보고 부딪치며 배움과 동시에 실천하는 사람라는 것을 보여준다.


3. 끈질긴 생존력

미국 10대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전 세계가 열광하는 콘텐츠 플랫폼, 가전제품 혁신의 아이콘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사업 초기에는 더 망하기 쉬울 것이다. 충성스러운 고객층도 적고, 인지도도 낮다. 시장 점유율도 적고 존재감도 미미하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기업쯤이야 언제 없어져도 세상은 모를 것이다. 그런 고독 속에서 창업가는 치열하게 살아남아야 한다. 미국 은행들은 필 나이트의 나이키에게 대출을 거부했고, 넷플릭스는 닷컴 버블과 DVD 대여 사업의 고질적인 적자에 항상 힘들었다. 테라오 켄의 발뮤다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제품이 1개도 팔리지 않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어마어마한 생존력을 보인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자세, 기업의 생사를 오가는 순간 선택한 것들이 절묘했다.


필 나이트는 일본 오니츠카 타이거와 분쟁을 겪어 사업의 존폐가 결정되는 순간 나이키 창업을 결정했고, 힘든 와중에 박람회에 참가하여 선보인 나이키 코르테즈는 대박을 쳤다. 마크 랜돌프의 넷플릭스는 쉬운 길을 가본 적이 없다. 사업 초기 매 순간이 위기였고 적자였다. 지금의 넷플릭스가 있기 위해 생존을 건 선택을 수도 없이 하였다. 테라오 겐은 제품 1개도 안 팔리는 그 순간 원인을 분석했고 필수 소비재 생산을 결정했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그 발뮤다를 만들어 준 자연의 바람을 담은 선풍기 ’그린팬’을 생각해냈다. 


만약 기존 사업이 위기 없이 잘 되었고, 서비스가 사랑받았다면 지금의 브랜드는 없었을 것이다. 오니츠카와 결별을 한 덕분에 나이키가 있고, 고유의 DVD 대여 서비스를 과감하게 접은 덕에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국이 되었다. 발뮤다도 초기 제품이 계속 잘 팔렸으면 지금처럼 가전제품의 혁신을 가져오는 브랜드가 아닌 맥 애호가들만이 아는 디자인 소품 브랜드였을 수도 있다. 기업의 존폐가 달린 한번 더 성장하는 기업의 공통점은 탁월한 생존력의 창업가가 이끈다는 점이다.


끝으로...

전 세계 주식 총액 1위 애플의 시작은 가정집 차고였다.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이 만나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애플의 시초다. 심지어 잡스는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위대한 기업 애플과 경쟁하는 대단한 삼성전자(삼성그룹)의 시작도 가난한 나라였던 대한민국의 어느 정미소였다. 어느 기업이든 시작은 작고 미미하다.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위대한 창업가가 필요하다.


이 책 3권을 통해 위대한 창업가의 특별함을 배웠다. 무서울 정도의 몰입과 내가 하는 비즈니스에 대한 무한한 애정, 입으로 떠들거나 머리를 굴리기보다는 일단 닥치는 대로 해보고 배우는 실천력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는 끈질긴 생존력이다. 생각해보면 특별함이라기보다는 당연함이다. 모름지기 창업자란 내 사업을 사랑하고, 비즈니스를 위해 뭐든지 해야 하며, 위기를 발판으로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이 책들을 통해 위대한 창업가의 사업 초기 모습을 볼 수 있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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