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화 이야기를 보는 듯 하다. 냉정하고 간결한 나레이션과 이야기 전개는 담담하게 이어져 간다. 이러한 영화를 블랙코미디라 부른다고 한다. 현실을 풍자하는 것은 동일하나 전혀 웃기지 않다는 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실상 뜨끔하게 한다는 점 때문이라 생각한다. 영화 속 영국의 사회는 모든 사람이 각자의 파트너를 가져야만 생활할 수 있다. 파트너를 잃는 순간 특수한 호텔에 머물게 되고 45일간 짝을 찾지 못하면 미리 원했던 동물이 된다.
호텔의 시스템은 철저히 짝짓기에 집중된다. 다만 감성적인 부분은 배제한다. 이러니 사람들이 파트너를 찾기 위해 무엇에 열두하는가? 바로 공통점 찾기이다. 코피를 자주 흘린다. 감정이 메말랐다. 근시이다. 이러한 공통점은 차가운 사회 시스템 속 결정적인 커플의 증거가 된다. 또한 공통점 있는 커플만을 인정해주는 사회이기도 하다.
여기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당신의 사랑을 믿습니까?
예를 들어, 나는 그녀의 아름다운 눈에 빠져 사랑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더이상 그녀의 눈이 존재하지 않을 때, 당신의 사랑은 여전할 수 있나요?, 저는 그의 활동적인 모습에 동질감을 느껴 사랑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가 더 이상 활동적이지 못할 때 여전히 당신은 그를 사랑할 수 있나요? 인간은 자신과 닮은 사람을 파트너로 삼는다고 한다. 랍스터에서는 극적인 상황으로 표현한다. 45일만에 공통점을 찾아 사랑에 빠져야하는 상황으로.
주인공은 이에 실패하고 호텔과 도시에서 뛰쳐나와 숲으로 숨어든 조직도 마찬가지로 단호하다. 어떠한 감정의 교류도 허락되지 않은 채 자기의 무덤조차 미리 자신이 만들어놔야한다. 획일화된 사랑의 결정법을 풍자함과 더불어 이분법으로 나뉜 기준화된 사회를 비꼬는 듯 하다.
이 영화는 열린 결말을 갖고 있다. 과연 주인공은 장님이라는 공통점을 만들어 사회에 커플로 인정받아 살았는가? 찌르지 않고 도망갔는가? 아니면 또 다른 방법으로 여자와 함께 다니지만 공통점이 없는 커플로 숨어 살았을까? 등등 다양한 결말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처음에는 예상치도 못 한 열린결말에 당황해 이거 왜 이래? 라는 생각을 했으나 이내 곰곰히 생각해보니 열린 결말이 더욱 멋진 완성을 이끌어 냈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은 열린 결말을 보고 저마다의 예상을 해보기 마련이다. 이런 예상을 통해 자신의 사랑법과 기준을 깨달을 수 있다. 아마 저 사회에 순응하고 여자와 살기위해 눈을 찔렀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이를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여자를 홀로 두고 떠났으리라 생각할 것 이다. 모두 각자의 결말을 품에 안고 자신의 사랑에 대한 기준을 돌이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