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평론가들이 장재현 감독이 검은 사제들을 통해 한국 엑소시즘 영화의 새로운 시작을 내딛었다고 말한다. 외국의 다양한 퇴마영화를 보았지만 공포영화의 특성상 유행과 휘발성의 느낌이 강해 진한 느낌을 받지 못한 적이 대부분이었다.
그저 잔인한 장면, 괴기스럽고 공포스런 연출이 난무할 뿐 스토리를 제대로 풀어나지도 않은 경우도 많았다. 국내에 크게 유행한 컨저링보다도 나는 검은 사제들을 크게 평가하고 싶다. 단지 첫발짝을 내딛은 작품이라는 의미보다도 이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더욱 와닿았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영화라 한국인에게 더욱 강한 느낌을 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초반의 루즈한 느낌을 주면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성에 시간 가는 줄 몰랐으며 마지막 퇴마의식의 박진감 넘치는 장면 구성에 손에 땀을 쥐고 집중하게 되었다. 배우들 또한 그 캐릭터에 맞아 떨어졌다. 천주교의 이단아와 같은 느낌의 김윤석, 항상 왠지 모를 분위기를 소유하고 있는 강동원이 적절하게 어우려졌다 생각한다.
또한 감독의 의도인지, 내 주관으로 느낀 지는 모르겠으나 항상 강동원의 어두운 세계, 숨겨진 세계를 비춘 뒤 명동 시내거리, 네온사인으로 인해 밝은 도심의 시가지를 대비하여 비추는 듯 한 느낌이었다.
이제부터 스포주의
특히 마지막 퇴마의식에 있었던 대사를 잊지 못하겠다. 악령이 신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혜로운 자들이여, 왜 남들처럼 모른 척, 모르게 그냥 살지 못하는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이런식의 대사였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비추는 어두운 숨겨진 사실의 세계와 이를 모르지만 마냥 빛나고 밝은 세계를 대비해서 보여주는 감독의 의도는 분명했다. 합리적 이성을 앞세운 새로운 천주교의 현대 이미지에 맞지 않아 거부되고 있는 퇴마의식. 공공연하게 소녀가 악령에 씌여 괴로워하나 이를 외면하고 암묵적으로 포기하는 신부들의 모습.
감독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찬란하게 빛나는 합리적인 이성과 지성의 맹목적성 아래,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지 않은가?"
합리적 이성을 비판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오히려 이것을 맹신한 나머지 놓치고 무시되고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우리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안다고 믿어버리는 자체에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지않을까? 라고 돌이켜 보게되었다.
단순한 엑소시즘 영화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진지하게 리뷰를 쓰고있다고 할 수 있으나 나는 그저 내가 받은 느낌과 생각을 풀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