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있음 직한 개인의 작은 에피소드.
영문소설 읽기에 도전한 이후로 몇 권의 원서를 읽었다.
A Lesson Before Dying의 줄거리는 옛 뉴올리언스의 젊은 남자 선생님이 이모의 부탁으로 억울하게 사형을 선고받은 흑인 남자애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지적 능력이 떨어졌던 사형수는 자신이 돼지 같은 존재라고 스스로 여기며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형수의 대모는 이모와 같이 지내며 결국 거의 한 가족 같은 존재다. 주인공이 면회를 통해 억울한 젊은 사형수의 존엄성을 되찾는 휴먼 스토리다.
실화인 줄 알았다. 인종차별이 만연한 시대에 특히 뉴올리언스 지방이라면 흔히 있을 내용이다. 신문에도 보도되지 못한 억울한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았으며 소리 없이 사라졌을까.
영어 원서임에도 나는 작가의 담담한 문체에서 더 큰 비통함을 느꼈다. 흑인이 백인을 대하는 말투와 행동, 백인의 경멸 어린 시선과 대접, 그리고 어떤 행동과 사상을 요구했는지. 소설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지고 함께 모멸감을 느꼈다.
왜 흑인들은 버티고 살았는가. 무엇을 위해 살았을까? 그들은 무엇에서 가치와 의미를 찾고자 했는가. 결국 한 인간으로서 버티고 존엄성을 지킨 사형수. 그의 억울한 죽음과 슬프고 아름다운 마을 이야기. 그리고 비참한 시대의 비천한 신분의 지성인의 고통을 느낄 수 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