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by 까르도

차가운 검은 그림자가

그녀의 작디. 작은 등 위에 드리운다.


그녀는 바들바들 떨며 수염을 가다듬는다.


땅 밑 굴 속에 있어야 할 그녀

공원 벤치라는 고지에서

네 발을 부들부들 떨며 땅을 내려다본다.


그녀에게 필요한 그늘이라곤

낯선 이의 렌즈로 충족되고


그녀에게 필요한 따뜻함이라곤

낯선 이의 손길로 채워진다.


무서워 잠 못이뤄 토끼잠으로 지새우고

차가운 아스팔트와 대리석 위에서

미끄러지는 네 발을 움직이려

안간힘을 낸다.


그녀는 평생 풀밭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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