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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관 Feb 24. 2020

감동 스토리, 그러나 뻔한

영화 '조이'를 보고 쓰다

이번에 소개할 '조이'는 넷플릭스에 괜찮은 영화가 뭐 없나 하고 돌아다니다가 찾은 영화다. 이 작품은 인터넷에 평가도 거의 없었고, 주변에 본 사람도 없는 것 같아서 시간도 때울 겸 보기로 했다. 보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바로 화려한 출연진이었다. 제니퍼 로렌스가 주인공으로 나왔고, 로버트 드 니로가 작중 그녀의 아버지로 나왔으며, 나중에 만든 발명품을 홈쇼핑에 팔려고 찾아갔는데 브래들리 쿠퍼가 나오는 이 영화는 캐스팅 자체로 흥미가 생기는 영화였다.



그런데 막상 다 보고 나서 먼저 든 생각은, '이게 다야?'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싱글맘 '조이'가 어렸을 적 만들기에 재능을 보였던 점을 다시 살려,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걸레를 발명해서 홈쇼핑에 나가 팔아 어마어마한 부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 전부다. 이 내용은 실제 미국의 사업가 조이 망가노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녀의 극적인 삶과 달리 영화는 재미가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조이가 정말 대단하네.', 혹은 '나도 저렇게 어떤 난관이 닥쳐도 극복하면 성공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강요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혼하고 나서도 지하에서 여전히 기타를 치며 살아가는 전 남편, 하루 종일 드라마만 보고 있을 뿐, 정작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엄마, 그런 엄마를 버리고 밖에서 연애 상대를 구하러 다니는 아빠, 그리고 어린애가 전부 자신만 보는 상태에서 이뤄낸 성공은 물론 값지다. 또 수많은 편견을 딛고 기어이 물건을 제작해서 팔아 낸 그녀의 기지도 놀랍다. 하지만 그런 서사는 현실에서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일지도 모르나, 영화에서는 너무 뻔한 스토리라서 식상하기까지 한다.



영화의 관람을 방해하는 요소는 하나 더 있다. 바로 '실버라이닝 플레이북'과 '아메리칸 허슬'이다. 나는 두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저 영화에 모두 제니퍼 로렌스와 브래들리 쿠퍼가 나온다고 한다. 게다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는 브래들리 쿠퍼의 아버지로 로버트 드 니로가 나온다고 하니, 그 영화를 먼저 본 사람들은 당연히 '조이'에 나오는 인물들에게 앞선 두 영화에서 나온 모습들이 끊임없이 오버랩될 수밖에 없다. 사소한 일일 수도 있지만, 누구에게는 꽤 성가신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좋은 말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시간이 남아돈다면 봐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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