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비 그치고
듬성듬성 홍등 달린 아늑한 저녁이다.
형광네온 테두리 친 모텔체리는
근시처럼 뭉텅하게 뭉텅하게
동백골목 한물 두물 벌써 간 싸롱 황금마차
마담은 슬며시 향초를 밝히고 갈색커피 한 모금을 마신다.
제황산 너머 올 듯 말 듯
밀물 드는 바다로부터 찹찹한 바람이 불면
고인빗물 위로 또 하나의 저녁이 살랑거리면
이제 그 안에는
목련도 벚꽃도 개나리도 진달래도 없다면서
알록알록 불꽃 피어나는 이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