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무렵엔 막연하지만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오십을 넘긴 지금, 그런 마음은 사라졌습니다. 아니, 이젠 훌륭한 사람이 되기엔 요원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두죠.
제법 긴 세월을 지나는 동안 스스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수시로 느끼게 되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엔 한참 모자란 인간임을 처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더군요.
'훌륭하다'라는 말은 '썩 좋아서 나무랄 곳이 없다'는 뜻의 형용사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는 제가 결코 다다를 수 없는 곳에 존재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어쩌면 '훌륭함'이란 그저 이상향으로 두고, 끝없이 이를 추구해 나가야만 한다는 의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터가 '훌륭한 사람'은 감히 저 같은 인간은 이를 수 없는 인격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냥 생긴 대로 살자'는 마음이 되더군요. 뭔가 그럴듯한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요.
대신 이제는 '그럭저럭한 사람'이면 나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뭔가를 이루거나, 해내기보다는, 그냥저냥 살고 싶은 마음인 겁니다. 스스로 부끄럽지만 않으면 된다고 믿으면서요.
그래도 한 가지 욕심은 있습니다.
삶이나, 혹은 관계에 있어서 좀 더 세련되고 넉넉한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나머지는... 별 상관없을 것만 같군요.
다시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여전히 저는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할까요.
부디 바라고 바라건대,
'이런저런 되고픈 마음'이 소멸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