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의 감동

by 에투왈

나는 지금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있다.

지하철은 한강 위를 달리고 있다.

지하철 유리창 너머 햇살이 눈부시다.

저 멀리 응봉산 개나리는 다 지고 초록이 무성하다.

지하철엔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어 추위가 느껴진다.

패딩조끼 입으신 할아버지, 겨울 잠바 입은 여고생 그리고

반바지 차림의 청년이 눈에 띈다.

나는 여름 반바지, 반팔 셔츠 그리고 두꺼운 바람막이 상의를

입고 있다.

나는 지금 겨울과 여름, 봄이 공존하는 공간과 시간 속에 있다.


지하철 4호선 5번 출구로 나오면 남대문 시장 입구이다.

코로나로 썰렁했던 이곳은 다시 옛날의 명성을 되찾은 듯 활기차다.

국적을 알 수 없는 외국 관광객들도 돌아와 발 디딜 틈 없다.

가끔 젊은이들도 눈에 띄고

금발, 은발의 외국인들도 섞여 있는 부조화 속의 조화로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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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쯤 한 친구가 이 책을 추천했었다.

"책이 괜찮으니 꼭 한 번 읽어봐라 꼭 꼭 강추다!"

나는 제목에서 느낌이 별로 와닿지 않아 선뜻 읽을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그러던 며칠 전 집에 있던 이 책이 눈에 띄어 읽기 시작했다.


염 여사는 퇴직 교사이다.

남동생의 권유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염 여사는 교사 연금으로 자기 몸 하나는 건사하고 살 수 있어

돈벌이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편의점 직원들에게 이곳은 생계가 걸린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이 사업장이 직원들의 삶이 걸린 문제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고 경영에 신경을 쓰게 됐다.

편의점은 이곳 직원들에게 삶의 터전이고 이곳이 아니면 생계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염 여사는 본인보다는 직원들의 생계를 위해 이 편의점을 경영하고 있는 것이다.


천경우 작가의 '파리의 새벽 청소부' 작업이 오버랩된다.

나는 염 여사와 같은 역할을 할 생각이나 했을까? 부끄러워졌다.

우리 사회는 좀 더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며 사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점이 희망적이다.

지금이라도 친구의 말대로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