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아프게 한 음식이 있나요?

매일 읽기

by 천지현


물망초 정찬 식당의 대를 잇는 주인공 문망초. 서른이 되기 전에 가게를 인수하기 위해 어느 상가에 가오픈한다. 편식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 치료 식당이자, 맛집이기도 하다. 암으로 돌아가신 아빠를 대신해서 엄마가 가게를 이어나간다. 문망초는 예전 같지 않은 엄마의 몸을 위해서라도 가게를 물러 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가오픈한 식당에는 다양한 손님들이 온다. 첫 번째 손님 유현 씨는 엄격한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김치가 매워서 잘 먹지 못했지만, 그때마다 부모님이 혼을 내셨다. 초등학생이 되어서는 담임 선생님이 김치를 먹지 않는다고 친구들 앞에서 창피를 주었다. 이후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김치 먹는 걸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두 번째 손님 낙원 씨는 이별의 아픔으로 족발을 먹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정말 사랑했던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족발이었다. 그녀 집 근처 족발집을 거의 섭렵할 정도였다. 하지만 낙원 씨는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자 그녀 또한 더 이상 낙원 씨만을 바라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녀와의 마지막 식사 또한 족발이었다. 이후 족발을 먹지 못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살아온 인생 속에서 음식에 아픈 사연들이 있곤 하다. 작가 청예는 어려서 김치 줄거리 부분을 먹지 못했다고 한다. 할머니가 김치 줄거리 부분은 장남이 먹어야 한다는 규칙을 정해놓았기 때문이란다. 이후 중학생이 되어서는 김치 줄거리 부분만 먹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잎사귀, 줄거리 다 잘 먹는다고 말하는 작가는 자신의 음식 이야기를 통해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떤 음식에 두려움이 있었지? 내가 편식하는 음식이 뭐지?'곰곰이 생각했다. 사실 특정 음식에 대한 아픈 경험보다는 20대에 자취하면서 자주 사 먹었던 음식이 김치찌개였다. 회사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를 식당에서 사 먹는 김치찌개의 얼큰함으로 달래곤 했다. 지금은 육아가 힘들때면 김치찌개를 자주 만들어 먹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이런저런 상처 또는 기쁨의 순간들이 있다. 음식으로 아픈 기억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마음을 치료하는 물망초 정찬에 나도 한번 가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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