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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봄이 올 거야"

매일 읽기

by 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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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세계적인 작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이다. 반 고흐가 신화적인 작가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사랑의 결핍 때문이라고 책 <사적인 그림 읽기>에서 말한다. 그의 삶을 관통했던 것은 우울, 결핍, 좌절이 대부분이었다. 목사 아버지와 엄격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늘 갈등이 있었고 어머니가 출산할 때 사망한 첫째 형을 대신해서 맏이처럼 살아야 했던 반 고흐는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할까 봐 불안 속에서 살아야 했다. 이런 그의 성장과정은 고스란히 사랑 전선에서도 드러난다. 사촌 누나에게 집착적인 구애를 펼치고 아이가 있는 매춘부와 결혼을 하려고 했지만 이내 아버지의 반대로 무산된다.


자신이 성공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반 고흐는 동생 테오의 권유로 그림을 선택한다. 그림을 통해 자신의 삶을 증명해보려고 한다. 하지만 그의 그림을 알아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렵게 폴 고갱과 뜻을 함께 했지만 결국 등지고 만다. 이때부터 반 고흐의 정신은 극도의 불안증세를 호소하고 급기야 자신의 귀를 자르기까지 한다. 정신병원에 입원해서는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며 그림에만 몰두한다. 우리가 잘 아는 <별이 빛나는 밤에> 그림이 이 당시에 그려졌다. 반 고흐의 모습을 보니 현대인의 sns를 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는 요즘 외로움과 자유 속에서 사람들은 sns를 통해 자신이 인정받기 원하는 것 같다. 유명인사들은 sns의 악플 때문에 자살을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나도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좋아요'가 몇 개 달렸는지 자주 확인을 한다. 경쟁사회 구조 속에서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우리는 sns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단지, 외로움 때문에 sns를 한다면 언젠간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나의 외로움을 sns뿐만 아니라 취미나 재능을 계발해서 sns가 그 도구로 활용되게 하면 어떨까?



20250916_153356.jpg 빈센트 반 고흐 작품 <아를의 눈 덮인 들판> 출처 : <사적인 그림 읽기>


이 작품은 "반 고흐식 화풍이 자리 잡기 이전에 그려진 그림이다. 남프랑스의 작은 도시 아를에서 반 고흐는 약 1년간 300여 작품을 그리며 그만의 독특한 화법을 구축했다. (중략) <아를의 눈 덮인 들판>은 그가 아를에 도착해 처음 그린 작품으로 추정된다. 거칠게 끊어지는 붓질에서 반 고흐의 손길이 느껴지지만, 그의 다른 대표작에서보다 드라마틱한 정서는 덜하고 좀 더 평온하고 일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p.247) <사적인 그림 읽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 그림을 구입하려다가 거절당했다고 한다. 아마도 정치적 시련을 극복하고 따뜻한 봄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그림을 구입하려고 했을 거라고 책은 말한다.


"봄은 언제나 눈을 맞으며 온다"(p.244)


이 말처럼 <아를의 눈 덮인 들판> 그림을 보며 나에게도 봄이 올 거라고 주문을 외우고 싶다. 육아 6년 차. 사회생활도 담쌓은 지 6년이다. 내 마음은 언제나 봄날이고 싶은데, 현실적인 육아 문제로 일도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늘 답답함, 알 수 없는 원망, 분노 등이 내 마음을 조인 것 같다. 어제부터 온라인 '소설 쓰기'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이 수업을 통해 꽁꽁 얼었던 나의 들판이 열정과 노력을 통해 소설을 한편이라도 만들어 보고 싶다. 과연 될지 모르겠지만,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나만의 아를의 눈 덮인 들판을 바라보며 '소설 쓰기' 수업을 잘 들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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