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는 즐거워(벽돌 열넷)

아동복 코너 단골.

by 하루하루

오랜만에 간 코스트코.

남편과 나는 영혼으로 맺어진 쇼핑메이트이다.

서울에서 쇼핑을 위해 1박 2일을 잡고 다니던 것은

우리 커플을 알던 사람들에게는 익숙하다.

패션에 관심이 많던 우리는 19년 전부터(내년에 만난 지 20주년이다) 지금까지

서로의 뇌주름에 잊히지 않는 숫자를 입력 중이다.



남편. 키 181cm. 몸무게 71~72kg 유지.

나. 키 162cm. 몸무게 45kg 이하 유지.



현재 나는 36kg. 루저다.

남편은 사관학교 때부터 꾸준한 운동으로 유지 중이다.

지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주말에 운동을 가는 남편을

붙잡는다. 물론 성공하지는 못했다.

루저는 살찌기 위해 밤마다 라면을 먹었지만

10년 넘게 이 꼴을 못 벗어났다..



결국 코스트코 아동복 코너에서 값싸게 옷을

사 입는 지경까지 왔다.

특히 게스 어린이용은 핏이 아주 좋아 나도 모르게 아동복을 뒤적이게 만든다.



이번 목표는 기본 흰 티다!♡

치타가 임팔라 새끼를 채 듯 나는 흰 티를 잡아 카트에 넣었다.

오우~ 싸게 잘 샀어!!!



그러나 집에 와서 입은 티는

완전 박스티...

웬만하면 괜찮다는 평으로 뻐꾸기를 날려주는 남편도

이번에는 헉하는 표정이었다.



환불하자..

쓰레기통에 들어간 영수증을 다시 꺼냈다..



소모성 질환이라 먹어도 찌지 않고 근육도 붙지 않는다.

게다가 섭식장애까지 있으니.

총체적 난국.



자존심 상하지만 앞으로도 아동복 코너를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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