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을 Apr 04. 2024

감성 돋친 벚꽃길 산책



예전보다 날씨가 쌀쌀해서인지 벚꽃이 제 시기에 피지 못했다. 벚꽃축제 등이 난황을 겪고 있다고 뉴스를 접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하늘은 흐리고 간간히 햇빛이 비치는 묘한 날씨였지만 꽤 봄날  향기가 났다.



개나리꽃은 어느 순간 지고 있고 벚꽃은 만개 직전이다.




며칠 전만 해도 정말 개나리꽃이 노랗게 피었었는데 시간의 흐름은 어찌 못한다는 게 맞는가 보다.


내년에 봐요, 개나리꽃



입구가 제법 벚꽃으뒤덮여 있다.

자동차가 오든 말든 사진 찍겠다고 중앙에서 과감히 사진을 찍은 나. 칭찬한다.



사람들이 하나 둘 점점 많아진다.

평소 풍경 사진 찍는 걸 좋아하다 보니 감상보단  어느 순간  사진만 찍고 있는 나를 종종 발견한다. 돌아보니 잠시 잊었던 나의 목적을 놓친 것 같아 카메라를 내려놓고  슬슬 길을 걷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룰루랄라 하고 걷는다.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다 보면  마음이 참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 오월의 나무길도 좋아하지만 꽃 자체를 좋아하다 보니 나는 꽃길만 걸으면 너무 행복해진다.




팝콘 톡톡 완전히 터트리려면 하루 이틀 더 있어야겠지만 약간 미완성의 꽃망울도 설레고 예쁘다.



꽃은 피고 지고 또 피고 지고 그래서  더 아름답다.

우리가 사는  삶도 맘껏 피어올랐다가 어느 순간 사그라드는 꽃 같을까.





내년에는 내가 내 자신이 좀 더 성숙해져 있기를, 음이 좀 더 여유로워져 있기를 바라본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나이가 한 살 더 먹을 거라는 .


'괜찮지 뭐, 한 살 정도는 먹어도'


다소 슬픈 위안이라 씩 웃음이 난다.



날 좋은 날, 이왕이면 봄햇살 비치는 맑은 날에  가까운 곳으로 가서 꽃길이든 나무길이든 걸어보자.

길은 쉼 없이 우리를 생각에 빠지게 하고 위로하고 토닥여주고 여운을 준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 오는 날에는 카페로 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