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니 풍경들 또한 상큼하고 예쁘다. 요즘 너도나도 꽃이 예쁘게 피기 시작하고 겨우내 무채색이던 나무가 초록색 옷을 입기 시작했다.
따뜻한 햇살이 비추면 밖이 그리워지는 게 당연하다.
대충 입고 나온 옷에 발걸음은 가볍다. 집 근처 재래시장이 있어서 가는 길이다. 골목길로 가면 지름길이라 종종 이용한다.
길을 가다 옆을 보는데 낡은 기와집옆에 텃밭이 보였다. 크기가 앙증맞지만 유채꽃이 제법 노란색을 띠며 예쁘게 피었고 그 옆에 대파랑 청상추, 꽃상추등이 심겨 있다. 시골에서 가꾸는 텃밭모양새다.
연이어 보이는 풍경도 얼마나 정겨운지.
빨랫줄에 아크릴수세미와 깡통 세 개가 달랑달랑하면서 걸려 있다. 어느 사람들은 그깟 풍경이 뭐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다.
사실 거창한 풍경은 아니다. 아주 예쁜 풍경도 아니다. 그런데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조그만 텃밭과 빨랫줄의 풍경.고향에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머니도 빨랫줄에 온갖 것을 걸어 놓으셨는데 아깝다고 비닐봉지를 씻어서 걸어 놓기도 했다. 정감 있는 풍경을 보니 기분이 좋다.
오랜만에 들른 재래시장에 봄나물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왠지 설레는 기분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꽈배기랑 팥도넛도 샀다. 설탕 듬뿍 묻힌 도넛들이 비닐봉지 안에서 다소곳이 들어 있고 난 곧 그것을 먹으며 행복한 맛을 느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