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일은 성서에서 추방받은 자의 대명사. 기독교 세계관에서 영원한 이방인의 대표격이다. 영원한 이방인인 이슈메일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그는 바다에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철학자인 스피노자 역시 유대교 공동체에서 파문된다. 그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안경알을 깎으며 철학책을 집필한다. 그가 발견한 세계는 모든 곳에서 신이 숨쉬고 있는 합리적인 공간이었다.
이렇게 공동체로부터 배제된 존재가 자신의 욕망의 투여대상과 만나는 지점은 고독의 시간과 맞닿아있다. 이 노래 또한 제목이 작별인 것처럼, 도시로부터 벗어나 고독의 심리상태에서 사랑을 버리는 장소를 찾는다.
고독이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일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곁에 누군가 없으면 불안하다. 사회적인 유대가 끊기면 외로움을 느끼고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싶어한다. 현대인에게 고독이라는 감정은 더욱 미묘한 것이 되었다. 혼자서 식사를 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SNS에 글을 올리고 대화한다면, 그것은 고독인가 아니면 대화하고 있는 것인가
풍요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전은 주고받는 정서의 교감이 사라진 채, 일면적인 의식의 상태를 공유하는 결과를 낳았다. SNS상의 수많은 이야기들, 그곳에는 상대의 반응이 중요하지 않은, 일면적인 즐거움의 파도만이 넘쳐흐를 뿐이다. 즐거운 순간들이 예쁜 사진과 함께 올라오고 행복을 상징하는 짧은 문구들이 등장한다.
때로는 우울을 상징하는 회색빛 사진과 함께 절망감을 담은 짧은 문구가 등장한다.
이러한 일면적 감정의 프레젠테이션으로 인해 세상은 PPT화 되어버렸다. 이제는 고독 또한 남에게 제시되는 것, 프레젠테이션되는 발표회 시간의 의례과정이 되었다.
그렇다면 나의 정서를 공유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이 우리시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공유의 방식이 바뀐 것이다. 대화란 상대의 눈빛을 보면서, 제스처를 확인하면서 정서를 주고받는 상호공유의 과정이었다.
지금의 대화는 상대의 눈빛이나 제스처가 중요하지 않다. 나의 정서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되느냐 그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직접 만나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 고독하게 호텔의 한 구석이나, 카페의 한 켠에 앉아 나의 정서를 프레젠테이션하면 된다. 이것이 SNS성공의 요인인 것이다. 더 이상 귀찮게 상대의 눈빛이나 제스처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원래 인간은 편리한 것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채집사회 시절 사냥이나 대량 수확에 성공하면 며칠을 놀고 먹으며 살아갔던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농업사회로 전환되면서 근면성실과 같은 키워드가 인류에게 정착됐다. 농업으로의 전환 이후 공동체가 형성되면서 인간에게 관절병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생겨났다. 어쩌면 인류의 황금기는 채집사회 시절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은 농경사회로의 전환, 공동체의 출현이라는 배경으로부터 성립한 명제이다. 무엇이든 그 명제가 등장한 배경과 연결지어 살펴보아야 한다.
이처럼 SNS의 등장배경은 인간이 편리성을 추구한다는 것, 또한 인간이 스스로의 정서를 공유하고 싶어하는데, 상호적인 것이 아니라 일면적인 공유를 원한다는 것에 있다. 쉬운 말로 인간은 자랑질하려고 태어난 측면이 있다. 기업들은 그 자랑질하려는 인간의 측면을 플랫폼의 제공을 통하여 자본화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시대에는 고독의 뉘앙스도 달라졌다. 고독이란 심신의 자유로부터 생겨나는 해방의 순간이 아니다. 나의 정서를 일면적으로 공유하는 순간의 그 잠깐의 틈이다. 보여지기 위한 고독, 다른 이를 끌어들이기 위한 고독이다. 그러므로 뭔가를 플러스하기 위한 고독이다.
그에 반해 나카모리 아키나의 "Farewell"이 아련한 기억을 불러오고, 진심으로 히토리보치(고독)를 말하는 이유는, 이 고독은 마이너스의 고독이기 때문이다. 가사에도 나오듯이, 사랑을 버리고, 별이 눈물이 되어 멀리 날아가게끔 하려는 고독이다.
고독이란 익숙한 것을 버리고, 실제로 존재하는 타자들을 내 기억안으로 밀어넣어 추억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다. 눈물이 멀리 날아간다는 것은, 기억이 추억이 되면 정서나 감정이 제거되고, 내 안에서 재구성되어 의미로만 남아버리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겪고있는 사건에 대해서 우리는 아직 정확한 의미를 모른다. 지금의 사건은 고독의 과정을 거쳐서, 당시의 감정이나 정서가 사라지고, 추억으로 가공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그 사건이 회상, 반성되었을때 의미화된다. 그 의미를 다시 불러오는 과정에서 그 당시의 감정도 다른 의미로 되살아난다.
이러한 지나간 사건의 재배열과정을 수행하는 주체의 상태가 고독이다. 그러므로 고독은 반성의 과정과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고독의 과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노래가 Stock의 첫번째 곡인 Farewell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