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끝)

Foggy Relation

by ou pire


https://youtu.be/oGos0So_s24

앨범 Stock의 마지막 곡이다.


Stock은 말 그대로 락 성향의 남은 곡들을 모아서 만든 앨범이기 때문에 종합적인 완성도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앨범을 쭉 듣다보면 당시 나카모리 아키나의 심정이 어느정도 느껴지는 측면이 있다. 이 마지막 곡이 더욱더 그러하다. 이 앨범은 1988년에 발매됐는데, 그녀의 자살시도 1년 전이다.


이 곡의 제목은 "안개 낀 관계"이다. 나카모리 아키나의 자살시도 이유 중 하나가 연인이었던 콘도 마사히코와의 불안정한 관계였다. 오래 사귄 연인이라면 친구나 다름없고 가장 속 시원하게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낼 수 있겠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는 불안정한 관계이거나 안개 낀 사이에 불과하다면 안타까움이나 고통밖에 느끼지 못할 것이다.


가사에서도 그런 감정이 드러나고 있다. 지나온 사랑의 시간을 추억해보지만, 진심을 담아 사랑을 이야기하지도 못하고, 미래에 대해서 불확실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안타까운 관계, 안개 낀 관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 감정을 담아서 노래하고 있다.


Stock이라는 앨범 자체의 곡들이 대부분 진심에 관한 이야기나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 관계를 바꿀 기회와 같이 불안정한 관계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그러므로 마지막 곡은 앨범 전체를 정리하면서 최종적으로 자신의 심경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사랑이란 픽션에 불과하다. 허구에 기초한 사실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야만 그 관계가 확실하게 유지된다. 사랑이 식어가는 이유는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논의되어야 하겠지만 그것은 다른 자리를 빌어 해보려고 한다.


환상이 없으면 사랑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라캉의 입을 빌어 여러번 말한 바 있다. 사랑을 떠나서 인간 관계 전부에서도 환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관계가 유지되기 어렵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그 어떤 관계도 유지되지 않는다. 기대감이라는 막연한 감정이 없으면 인간은 타인에 대해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 환상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인류 문명을 여기까지 발전하게 했다.


드라마틱한 밤에 배갯자리에서 열심히 이야기해보지만 그래도 진부한 이야기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더 이상 사랑이 지속될 수 없다는 가사가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렇게 정리된 나카모리 아키나의 환상론은 다음과 같다. 환상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솔직함을 보여라. 그러면 상대방이 가엽게 여겨서 조금의 환상이라도 만들어내려고 애쓰지 않을까. 조금만이라도 솔직해져보라. 이것이 아키나의 환상론이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앨범 Stock에 대한 코멘트를 끝내고 다음부터는 앨범 "BITTER AND SWEET"에 대해서 다시 리뷰할 계획이다. 이 앨범에 대해서 다른 관점으로 파악할 여지가 생겼기 때문에 기존의 글과 다른 방식으로 분석해 볼 계획이다.


나카모리 아키나의 음악에 비하면 부족하기 짝이 없는 글을 지금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모든 곡을 리뷰하는 동안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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