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Sweet(9)(10)

So Long, April Stars

by ou pire

https://youtu.be/Q40JGuoGEOY

So Long

https://youtu.be/rA3gGdC1K78

April Stars


살아가면서 전환점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그 전환점은 기존의 익숙했던 삶의 방식과 작별인사를 보내고, 새로운 패턴을 만드는 것이죠.

일본에서 4월은 새로움의 이미지를 가집니다.

우리나라는 3월에 개학하지만, 일본은 4월에 개학하죠. 이때는 벚꽃이 만발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의 설레는 얼굴, 그 얼굴 너머로 벚꽃이 만발하고 동시에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는 직장인들의 행렬이 이어지죠. 일본의 4월은 입사시즌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본에서 모든 새로움이란 단어는 4월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와이 슌지의 “4월 이야기”가 영화의 서론 부분만 존재한 채 끝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본에서 4월은 모든 것이 시작하는 계절이고, 동시에 그것은 인생의 전환기를 일컫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모든 가능성을 향해 열려있는 시간이 4월인 것이죠.


나카모리 아키나의 Bitter&Sweet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4월의 별들 또한 이러한 감정을 노래하고 있을까요?

그러나 이 앨범에서 4월의 별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추억의 인물, 그로부터 회고되는 내면의 영원함을 상징합니다.


좋아한다고

수줍어하는 눈빛으로

너는 내게 말해줬었지


사라져버린 옛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노래는 그때부터 내 인생의 전환기가 시작되었다고 회고합니다. 사라져 버린 옛 추억으로부터 새로움을 떠올리는 것이죠. 옛 추억을 떠올리면서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최후에는 4월의 별들을 영원한 내면의 추억으로 은유하며 끝나고 있네요.


이 앨범에서 Sweet는 모두 현실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달콤한 것은 현실에서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모두 환상이기 때문이죠. 그것은 주체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놓은 덫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내 삶의 양상을 바꾸기 위하여 작별인사를 보낸 이후, 4월의 별들을 바라보며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합니다.


이 마지막 곡을 기점으로 다음 앨범부터는 새로운 시도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이제 형식도 파괴하고 내용도 새로워지죠.




그렇다면 새로움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기존의 삶의 방식과 단절되어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떨어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와이 슌지의 영화 4월 이야기에서 주인공인 니렌노 우츠키(마츠 다카코 역할)는 고향 홋카이도를 떠나 도쿄의 대학에 입학합니다. 도쿄로 이사하는 것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죠.

이와이 슌지 영화에서 홋카이도는 하나의 이상향입니다. 여기에는 정치적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간단히 말씀드리면 홋카이도는 일본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민당의 텃밭이 아닙니다. 또한 홋카이도는 원래 아이누족의 땅으로서 일본의 본토와는 격리되어 자기만의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었죠.

메이지 유신 이후 근대국가를 만든다는 계획 아래 아이누족을 쫓아내고 그들의 생활방식을 파괴하여 일본화한 땅입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자민당에 크게 우호적이지 않으며 사회당, 민주당의 지역 기반이기도 했습니다. 교토에서 일본 공산당의 세가 강한 것과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러브레터에서도 진리가 발견되는 장소는 오타루, 즉 홋카이도이며, 4월 이야기에서는 진리의 땅으로부터 벗어나 도쿄라는 밝고 따뜻하지만 동시에 수상하기도 한 도시로 이주하는 대학생이 묘사됩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새로운 공간, 새로운 시간으로 와버렸기 때문에 자신의 또 다른 삶의 방식을 개척해야 하죠. 진리를 찾아 고향으로 갔지만 다시금 도시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모습이 러브레터, 4월 이야기라는 연작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네요.


러브레터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영화라면, 4월 이야기는 도시에 떨어져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을 보여주고 있죠. 그 시선은 따뜻하지만 이와이 슌지의 영화는 사실 그 안에 숨어있는 다크함이 본질에 가깝습니다. 4월 이야기의 다음 영화가 "릴리 슈슈의 모든 것"임을 보면 알 수 있죠.


따라서 망가져버린 도시로 와버린 아이들의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역사를 예측하는 매개된 지식을 상실했습니다. 우리 시대는 역사철학이 아니라 과학의 시대이기 때문이죠.


새로움이란 기존의 것과 단절되어 새로운 시, 공간에 떨어진 주체가 만들어가는 형식과 내용이기 때문에 언어를 통해 표현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와이 슌지도, 나카모리 아키나도 4월에 대해서 그것은 전환점에 불과할 뿐, 그 뒷 이야기는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이후부터는 공백상태에 떨어진 것이고,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나갈 자기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그 이야기의 결말이 무엇이 될지는 정말로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나카모리 아키나 본인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다음 앨범인 D404ME의 첫 곡은 Endless입니다. 이 앨범의 화자는 천둥번개가 치는 무한한 공간에서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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