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그로 비바체(아주 빠르고 생기있게)
D404ME의 세 번째 곡은 알레그로 비바체입니다.
악보에서 지시할 때, 아주 빠르고 생기있게 연주하라는 뜻이죠.
그런데 이 곡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떠나가버린 연인과 헤어지면서 "아주 빠르고 생기있게" 마지막 댄스를 춘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일본식 영어 발음이라 듣기 힘들긴 합니다만, "댄스 어게인"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사랑하던 그 시절로 빠르게 돌아가고 싶다는 의미도 포함합니다. 이 곡의 핵심 단어는 역시 댄스 어게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한결같지 않습니다. 인간의 내면은 잘 바뀌지 않습니다만, 타인을 대하는 태도는 시시각각 변하곤 합니다. 그건 나의 태도도 그렇거니와, 상대방의 태도가 한결같지 않기 때문이죠. 나만이 타인에게 영원히 한결같다고 하더라도, 타인이 나에게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타인이 나에게 대해주었던 과거의 어느 한순간을 그리워하는 것이죠. 그 한순간의 아름다웠던 순간을 회상하기에 현재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추억은 아름답고, 그곳으로 댄스 어게인하듯 돌아가고 싶지만 동시에 그리움에 그쳐야만 아름다운 것이기도 합니다. 사실 인간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상황, 정황이 그리운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 정황이 "댄스"라는 단어에 집약되어 표현되고 있습니다. 정신분석에서도 인간이 돌아가고 싶어 하는 원래 환상의 사건이란, 타인과 분석주체가 함께 했던 그 상황 자체라고 표현합니다. 내가 이곳에 서있었을 때, 그는 문 한 편에 기대어 나를 바라보고 있었죠. 그런 순간들 말입니다. 그 순간은 배치와 형식, 자세와 제스처까지 완벽해야 합니다. 그 순간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머릿속에서 내가 재구성한 개념, 환상이기 때문에 더없이 아름답지만 허망한 겁니다.
그래서 댄스 어게인, 동시에 알레그로 비바체처럼 아주 빠르고 생기있는 댄스의 형태로, 찰나와 같은 순간만 느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그 순간의 기억들에 의존하여 살아갑니다.
사람은 항상 과거의 한 순간을 그리워하면서, 이 곡의 가사처럼 거기에 갈증을 느끼며 살아가는 듯합니다.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고, 그래서 가끔 빠르고 생기있게 댄스 어게인만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