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04ME(2)

녹턴(야상곡)

by ou p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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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6KG0ifMQos


녹턴은 야상곡夜想曲입니다. 클래식에서는 그 제목답게 한밤중을 배경으로 잔잔하면서 느린 템포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야상곡하면 쇼팽의 연작이 유명한데요. 이 작품은 한밤중에 꿈을 꾸는듯한 조용하고 잔잔한 멜로디를 통해서 밤의 정서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쇼팽은 낭만파라고 불리는만큼, 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고요하면서도 미지의 세계로 나아갈듯한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녹턴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노래도 그래야 마땅하겠지만, 쇼팽 시대와 다른 거품경제 시기에 발표된 녹턴인 만큼 담아내고 있는 정서가 다릅니다. 이 녹턴은 도시의 밤이라는 정서를 전달하면서 동시에 현대인의 허망함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밤은 언제나 똑같아

벨벳의 달콤함 핥으면서

놀기가 이제 지쳤나봐

작별인사가

기억 속에서

시간 속에서

물들어가


현대인은 네온사인의 존재로 인하여 낮과 다름없는 밤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네온사인보다도 끊임없이 자본을 순환시켜야 하기 때문에 밤은 또 다른 끝없는 소비의 시간이 되어버렸죠. 현대의 밤은 고요하게 휴식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자본이 더 빠르게 회전하는 유흥의 시간입니다.


과거에도 그런 유흥의 밤은 존재했을 것입니다. 문제는 현대의 밤에는 고요한 순간이 없으며 자극적 행위들만이 반복되는 끊이지 않는 밤만이 존재한다는 데 있습니다. 비로오도 = 벨벳의 달콤함을 핥는다는 것은 그런 의미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벨벳은 세계교역의 상징이며, 그것은 자본주의의 시작이고, 동시에 현대사회의 시작이기도 하니까요.

따라서 현대사회의 밤은 그 무엇도 뚜렷하지 않고 명상이나 사색은 불가능한 자극의 밤이 되었습니다.


의심에 익숙해지고

배반에 익숙해져서

되돌아보면

슬픔의 한숨


따라서 현대인의 밤은 쇼팽의 시절처럼 아름답고 낭만적인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에, 사운드 또한 과격해져서 비탄을 묘사하는 노래가 되어버립니다. 같은 밤이지만, 그것은 자연적으로는 언제나 똑같은 밤이지만 시대의 상황이 변하면서 그 밤을 대하는 인간의 정서도 변해버립니다. 더 이상 밤은 잔잔하고 고요한 시간이 아닌, 의심과 배반으로 가득 차서 한숨을 쉴 수밖에 없는 시간이 됐습니다.


이 곡은 고도성장의 과실을 핥으면서 번영을 누렸던 일본의 밤을 묘사합니다. 그 밤은 슬픔에 가득 찬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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