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04ME(6)

블루 오션

by ou pire
D404ME.jpg

https://youtu.be/dI0sUko4QqY


그간 일이 많아 글이 늦었습니다.

다시 열심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D404ME의 전반부는 기존의 관념에 대해서 저항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후반부는 음악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곡 블루오션의 편곡자는 히사이시 조입니다. 이 분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OST를 도맡아서 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그래서 노래의 분위기에서 지브리 작품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묻어납니다.


블루 오션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의 가사에서 드러납니다.


무한한 생명이 있다면

마음은 이 정도로 노래하지도 않아


이 가사 전까지는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 되찾을 수 없다는 일종의 한탄이 등장합니다. 잃어버린 보트나, 사라진 사랑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죠. 마치 거품과 같이 사라져 버립니다. 그래서 사케, 술 한 잔으로 마음의 아픔을 속여버리며 겨우 살아가는 것이죠.


게다가 이 도시는 매우 넓기 때문에, - 이는 다시 말해서 현대사회의 익명성을 상징하기도 할 것입니다. - 개인의 실존적 아픔과 같은 것은 그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는 것이죠. 사람은 확실히 타인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나카모리 아키나가 말했던 도쿄나, 서울과 같은 대도시라면 더욱더 그렇죠. 한 해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고독과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사라져 갑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rights/1016608.html


여러분들은 한 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연고가 없는 채로 사망하는지 알고 계십니까. 서울에서만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무연고로 사망합니다. 이처럼 도시의 발전은 인간의 생명을 먹고 자랍니다. 도시는 도태된 사람들을 죽이고 성장하는 잔혹한 체제입니다.


학문이나 예술이나 절대적인 진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말해왔습니다만, 솔직히 말하면 이들은 한없이 미약합니다. 역사적으로 권력자들의 횡포 앞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것은 학문과 예술이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가장 고독하고 쓸쓸한 작업이 학문이나 예술일 것입니다.


학자들이나 예술가들이 아무리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고 말해도, 권력자가 그런 마음을 먹지 않으면 사회는 바뀌지 않습니다. 오로지 학문이나 예술은 기존 체제에 저항하는 데에만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권력은 언제나 벌어진 틈을 꽉꽉 채워서 보수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벌어진 틈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이 권력의 속성입니다. 애초에 권력 자체는 악마적 힘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습니다. 권력에 있어서 학문이나 예술은 이용가치 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특히 예술가들은 애타게 아름다운 것, 영원한 것이나, 무한한 것에 대해서 갈구합니다. 사실 그것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이 곡에서 나오는 무한한 생명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사실 “무한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거기서 예술가의 과업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입니다.


예술이나 종교나 철학이나 모두 핵심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무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무한자입니다.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가 바로 무한자입니다.


아름다운 것, 영원한 것, 무한한 것, 절대적인 것에 대해서 갈구하다 보니, 그것에 대해 애타는 심정이 들어 문학이나 미술이나 음악이 시작된 것입니다. 표현할 수 없는 것에 가까운 무한한 것을 표현하려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 보니 거기에 주체의 감정을 담아 예술이 성립된 것입니다.

그러한 애타는 갈구가 없으면 예술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 곡은 무한한 것과 예술을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하나의 과업을 이루어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P.S. : 중간에 곡이 끊기고 다시 테이프를 뒤로 감듯이, 플래쉬백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플라톤이 이데아에 이르기 위해서 강조하는 덕목으로 “연습”이 있습니다. 이 연습을 끝없이 반복하면 아름다움에 대하여 관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곡은 마치 그런 연습을 반복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D404ME(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