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04ME (10)

미 아모레

by ou p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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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7oIr_Y27DW8


이 곡의 작사가는 강진화이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재일입니다. 또한 리듬은 라틴계열 혹은 탱고의 음을 따르고 있습니다. 반면 가사는 전형적인 일본풍입니다. 이처럼 다종다양한 것들이 하나의 형식을 가지고 만들어진 미 아모레 – 나의 사랑 – 는 나카모리 아키나가 최초로 레코드 대상을 수상하게끔 한 곡이기도 하지요.

이 곡이 발표된 1985년은 줄곧 이야기했듯이 일본의 번영이 정점에 이르렀던 때입니다. 그런데 인간사는 항상 극과 극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서 물질적 번영은 극에 이르렀지만 정신적 빈곤 또한 극에 이르른 시기이기도 합니다. 일본은, 더 나아가 동아시아는 이때 내상을 입게 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란 무엇일까요. 한국사람이라면 한국전쟁이나 IMF나 88올림픽을 떠올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오일쇼크입니다. 73년의 1차 오일쇼크와 79년의 2차 오일쇼크로 인해서 금본위제가 무너지고 달러의 기축통화가 본격화됩니다. 이로 인해 복지국가 체제가 무너지고 세계는 본격적인 신자유주의 체제로 접어듭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사회적 자본, 즉 사회적 연대라는 가치도 희미해지기 시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회주의 국가 일본은 이 쇼크로 인해 심각한 내상을 입습니다. 더 이상 사회주의 국가를 유지할 수 없었으므로, 이제 일본은 빚을 내서 체제를 이끌어나가는 황당한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이릅니다.


에도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 변함없는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미래세대의 고혈을 빨아먹어야 하는가? 그도 아니면 아예 새로운 체제 전환을 통해서 미래세대를 위한 전환을 시도해야 하는가? 이것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앞으로 우리에게도 닥칠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에도시대부터 이어진 체제를 수호하는 보수주의적인 해법을 선택했습니다. 도저히 혁신이나 혁명은 이루어질 수 없는 영구적인 속물 체제로 나아갑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철학도나 예술가나 모두 거대한 시스템에 비하면 나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체제를 비판하는 것, 기존의 것을 넘어서는 희망을 제시하는 것만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미 아모레는 예술가의 입장에서 기존의 일본의 시스템, 지겨운 시스템으로부터 이탈하여 탱고적 정열, 그리고 외부(한반도로부터 비롯되는 대륙적 시스템의 새로운 해법)의 정열을 가져와서 새로움을 드러내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곡을 통해 최연소 레코드 대상을 수상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일본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 속물 체제, 스노비즘으로 이행하기에 이릅니다. 우리의 시대는 스노비즘의 시대입니다. 인간적 가치와 정열을 향해 투쟁하는 삶이 사라지고 오로지 동물적 욕구충족만이 남아버렸습니다.(아즈마 히로키,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참조) 따라서 해법은 우리가 물려받은 유산에 대해서 재검토하고 음미하는 일만이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다음부터 다시 리뷰하게 될 앨범 크림슨은 일상세계를 살아가면서 저 너머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의 세계가 제시될 것입니다.




PS : 오늘은 입춘입니다. 전통적 가치관에 의하면 오늘이 본격적인 새해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이 새로운 날에 D404ME의 리뷰를 마칩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크림슨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면서 낡아버린 시대, 이행기의 시대에 필요한 "새로움"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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