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DRIVE
...이 곡을 길거리에서 들었는지 술을 마시다 들었는지 어디서 들었는지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이브에게 죄송한 이야기지만, 나는 윤하나 아이유 이후에, 한국가요에 대해서 깊은 관심은 없었다. 그래서 분석의 대상으로 삼을 일도 없다고 생각했고, 나와 별개의 세계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 정도로 타자에게 무관심했던 내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은 이미 K-POP에 집중이 되어있는데도, 그걸 외면했으니 정말로 어리석은 태도였다.
이 곡을 들으며 아이브에 대해서 검색해보니, 이 그룹의 이름은 I have의 축약어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매우 자아 집중적인 그룹명이다. 이런 그룹명의 가수가 Love Dive라는, 나르시시즘적인 곡을 냈다는 것이 커다란 흥미를 불러왔다. 그래서 한국가요를 아주 오랜만에, 하루 동안 계속해서 반복재생했다. 그리고 나카모리 아키나와 코이즈미 쿄코, 윤하의 곡들 사이에 분석할 노래로 들어있었다.
이 곡의 가사와 뮤직비디오를 보니, 여기서 진리를 발화하는 주체는 안유진이다. 그래서 테라스 위에서, 여왕의 위상을 가지고 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녀가 발화하는 쫓고 쫓는 놀이로 충분하다는 것은, 아주 적절한 가사이다. 왜냐하면 사랑이 욕망하는 대상이란 어이없게도 애인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애인을 욕망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진짜 욕망의 대상은 성충동인 주이상스이다. 이 성충동은 아기 때 엄마와의 관계에서 성립된 것이니만큼, 권력의 언어인 대타자를 통해 억압된 존재다. 억압된 것이므로, 아무리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는 무언가이다. 만약 성충동의 대상인 사물에 직접적으로 다가서면, 그건 정신병이 된다. 그러므로 충동은 방어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언어를 이식받은 인간은 욕망하게 된다. 욕망은 충동의 대상 주위를 배회하는 대상a에 대한 욕망이다. 사랑은 무엇인가? 이전에 사이버펑크 : 엣지러너의 리뷰에서도 인용했듯이,
나는 너를 사랑하지만
불가해하게도
내가 사랑하는 것은 네 안에 있는
너 이상의 것 – 대상a – 이기 때문에,
나는 너를 잘라낸다
"라캉, 세미나11"에서 인용
대상a는 공백인 성충동의 가면이다(이는 자크 알랭 밀레의 해석이다). 이 가면은 공백 주변을 계속 돈다. 계속 돌아가기 때문에 잡을 수 없다.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는 것, 그래서 대상a는 계속 돈다. 이렇게 계속 돌아가는 대상a와 쫓고 쫓는 놀이를 반복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그러므로 안유진은 진리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대상a의 역할을 하는 장원영의 주변으로 큐피드(에로스)가 계속 도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녀를 중심에 놓고, 에로스의 화살 역시 계속 돈다. 대상a는 계속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멈추지 않고 계속 운동하는 무언가이다.
그래서 숨 참고 뛰어들만한, 그런 죽음을 무릅쓰는 태도가 아닌 이상, 사랑의 대상인 a에 다가설 수가 없다. 이 노래가 사랑에 대한 노래이니만큼, 후렴구처럼 들리는 woo의 위상 또한 이런 것이다. 그건 욕망에 다가서는 코러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노래를 발화하는 모든 이들의 기표에 연결되는 대타자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사랑이란 두 사람의 관계 같지만, 대타자, 즉 제3자의 개입이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다. 친구나, 엄마나, 아빠나, 그도 아니면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배경이나 사건이라든가, 이런 3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사랑도 성립이 안 된다. 이러한 3자적인 woo의 위상이 개입됨으로써 진리를 발화하는 존재와 대상a의 운동이 끊임없이 유지되는 것이다.
욕망은 계속해서 움직인다. 나는 이걸 원했지만, 그래도 이걸 원한 것이 맞을까?... 그래도 이걸 원하는... 그래서 사랑이란, 혹은 욕망이란 끊임없이 Dive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Dive는 자신의 존재를 화인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물속으로 Dive했던 공각기동대의 사이보그 쿠사나기 모토코의 행위 또한 연상시킨다.
이 Dive는 Drive(욕망의 원인으로서 "충동")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Love Dive의 다음 곡이 Like 다음은 뭔데? 라는 After Like로 연결되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욕망 다음에 연결되는 것은 행동이다. 그 행동 다음에는 아마도 아름다움의 창조행위가 이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