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석박사 과정)
이 글을 쓰는 시점으로 나는 미국대학에서 4학년 2학기를 맞이하고 있다.
당시 나의 스펙이 불리하다고 생각해서, 대학원 입시에 대해 정말 열심히 조사하였고 인터넷을 뒤지는건 물론, 미국 교내 교수들, 미국 대학원에 진학한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혹시 대학원에서 설명회를 개최하면 Zoom으로 참석해 직접 입학사정관들에게 내가 가진 의문들을 물어보았다. 또 내가 직접 입학 지원을 하고 지원 대학원 교수들과 컨택을 하며 겪은 깨달음 등도 있었다. 미국 현지에 있으면서 대학원 입시에 정말 많이 알아봤다. 언젠간 이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었지만, 우선 내가 어디 붙어야지 말할 자격이 생긴다 생각했다. 합격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하니 내가 입시준비를 하면서 깨달은 점과 정보들을 앞으로 쓰려고 한다.
우선 한국인들이(이공계라면) 미국 대학원 진학을 꼭 생각했으면 하는 이유 - 이미 생각 있으신 분은 안 읽으셔도 좋습니다
보통 한국의 대학원이란 석사과정을 마치고 그 뒤 박사 학위를 따고 싶으면 박사과정을 밟는다. 즉,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이 이어진 길처럼 볼 수 있다.
미국의 이공계 대학원(본인이 이공계라서 그 외 분야는 잘 모른다ㅠㅠ)은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의 성격이 아주 다르다. 그래서 입시 또한 석사과정, 박사과정을 따로 검토한다. 석사과정은 보통 취업과 관련해 커리어를 개발하고 싶은 사람들이 간다. 대학원에서 경제적 지원을 해주지 않아 보통 자기 돈을 내고 다닌다.
내가 말하는 대학원 진학은 박사과정이다. 미국 박사과정(Ph.D)는 한국어로 의역하자면 석박사 통합과정이다. 시작부터 5-6년동안 박사를 따는 과정에 들어가고, 중간에 석사를 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미국 이공계 대학원은 석사과정을 애초에 지원을 안 받고 박사과정만 지원 받는다. 예를 들어 Harvard University에서 Physics 석사를 지원할 수 없지만 Physics 박사로는 지원할 수 있고, 박사과정에서 얻는 Physics 석사가 Harvard University에서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당신이 석사학위가 없어도, 1.오로지 학부학위만 있어도 미국 박사과정에 지원할 수 있고, 그것이 미국 대학원 입시에서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석사학위 가지고 지원하는 사람과 학부학위로 지원하는 사람 5대5 비율인 느낌이다(애초에 정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지원한다). 또한 입학하면 박사과정의 5~6년의 기간동안 그 대학원생이 미국에서 월세를 내고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끔 2. 매월 생활비 지원과 학비 면제를 해준다는 것이다.
특히 두번째 이유가 엄청 중요하다. 미국은 기회의 땅이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무리를 해가면서 유학을 보내는 것도 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미국 이름 있는 사립대 학부에 진학을 한다면 매년 1억원이 깨진다. 혹시 국적이 토종 한국인이라면 그 비싼 학비, 생활비 정말 부모님들이 현금으로 내야한다(우리나라 유학열풍이 미국 대학가를 먹여살리고 있다). 4년동안의 학비 + 생활비를 합친다면 리스크가 너무 크다. 애초에 이런 금전적인 문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미국 유학은 먼 이야기일 뿐이다.
만약 본인이 미국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을 한다면 적어도 학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며, 그곳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지원비까지 주니 한국의 고등학생, 학부생, 혹은 석사생들까지 이 이점이 얼마나 큰지 알았으면 한다. 정말 연구하기 위한 열정과 그걸 보여주는 지표들만 있으면 집의 기둥을 뽑지 않아도 미국 유학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미국 이공계 박사학위가 있고 이처럼 STEM 이공계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여준다면, 학부생이 미국에서 자리잡고 취업하는 것보다 훨씬 더 수월하고 취업비자 발급 등에서도 훨씬 유리한 면이 많다.
이런 미국 대학원 시스템에 대해서는 미국 학부유학 중이었던 나도 2학년쯤 대학원에 대해 알아보던 중 알았다. 그 전에는 당연히 대학원 들어가면 일단 석사 관문을 들어가야하고, 석사 학비(그 비싼 미국학비)를 내야하는 줄 알아서 자연스레 취업을 생각했었다. 정말 주변 미국 유학생들도 이거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으니, 한국 학생들은 더 할까 싶다.
한국의 이공계 학생이라면 대학원은 미국으로 진출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정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또한 알더라도 개천에서 용 나는 천재들의 트랙이라 생각 할 수 있지만 그것 또한 정보들이 많이 가려져 있어서 그렇게 생각되는 것 같다.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한국의 아인슈타인이 아닌 평범한 학생도 진학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회가 공평해보이지만 애초에 많은 사람들은 이런 기회조차 모르고 산다는 게 안타깝다.
이 글을 포함해 앞으로 대학원 관련 글은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알았으면 하고 또 진로를 결정하는데 좋은 영향이 있으면 하는 취지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