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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Jul 28. 2022

대화의 기본은?

듣고 말하기.

 무더위가 사람을 지치게 하는 그런 날이었다.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상사에게 여러 인사사항에 대해 보고했다.

회의하는 동안 기분이 좋지 않았는지, 아니면 다른 어떤 이가 그 사람의 마음을 불쾌하게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버럭! 하고 화를 내기 시작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으면서 내 얘기는 한 글자도 듣지 않고 화를 냈다.


화의 근원이 어디서부터 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나는 나의 보고사항이 그 사람의 심기를 건드릴만큼의 사안이 아니었던 점.

평범하게 매일 결재받는 것 중에 하나 인 점을 들어 적어도 화의 근원이 내 잘못은 아니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 순간 평소 잘 참는 성격이지만 순간 입 밖으로 "그게 아니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자체가 변명으로 들릴 것 같아 아무 말하지 않고 들었다.

5분~10분 정도 이어진 폭풍 설교가 멈추고 그냥 돌아서서 나왔다.

자리 털썩 앉으니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멍하게 있었다.

과연 화를 내는 행동이 직장생활에서 어떠한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작업의 능률이 오를까? 일을 더 빨리 처리할 수 있을 까? 등에 대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우리가 말을 하거나 행동으로 옮기기까지는 상대방과의 대화, 그리고 스스로 내면 안의 의식과의 대화에서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원활하였는지 복잡하게 엉켰는지에 따라 표현하는 감정의 방법이 달라진다.




 그럼 대화라는 것을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또는 그 이야기."라는 정의로 명시되어 있다.

즉, 우리가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는 분명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듣고 말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듣는 과정을 거르고 말하는 과정에 집착하는 사람이 있고,  반면에 말하는 것을 거르고 듣는 것에만 집착하는 사람이 있다.     


 양자의 특징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첫 번째로 말하는 과정에 집착하는 사람은 자신이 남의 얘기를 충분히 들었다고 착각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과정을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을 위해 행동한다.

나의 주변 어떤 이는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왔다.

세월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아 말하지 않아도 눈 빛만 봐도 알 것 같다는 얘기를 간혹 듣는다.

하지만 그 사람은 말하는 과정에 집착하는 사람에 가깝다.

주로 이런 사람의 경우 상대방에게 주로 하는 말이 있다. " 왜 말을 안 했어? 말을 해야 알지..."

음... 잠시 들어보면 맞는 말 같다. "아! 내가 말을 안 했구나!"

하지만 말을 할 때 상대방을 보면 안다. 이 사람이 정말 나의 얘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그냥 내가 말해도 듣는 둥 마는 둥.. 아니면 들었는 것 같지만 잠시 후에 잊어버릴 얘기를 내가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말을 들을 준비 듣는 과정도 중요하다.     


 두 번째로 듣는 과정에 집착하는 사람은 자기 얘기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아니면 상대방 얘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자신의 얘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는 무척이나 어렵다.

더욱이 상대 방가 나에게 관심 없다면 무의미한 대화가 이어질 뿐이다.


 첫 번째든 두 번째든 대화가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경청이 중요하다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경청(傾聽)이라는 말은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말이지만 "상대방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듣는다."라는

경청(敬聽)의 의미도 있다.

비슷한 뜻이지만 두 가지다 나를 위함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함이다.

상대방을 먼저 배려해야 대화가 이뤄지고 공감을 형성한다.


 앞서 말한 상사와 나의 에피소드에서는 제대로 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고성과 화만 존재한 일반적인 통보임에 불가하다.     

우리는 많은 관계를 맺어 갈 때 대화를 해야 한다. 그것이 기본이다.

그래야 서로를 이해하고 일이든 사랑이든 우정이든 감정의 소비가 아니라 감정을 서로 채워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것이 대화의 목적이고 모든 것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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