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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Apr 07. 2023

노신사의 편지

하루 한 글

 하루, 한 달을 견디며 지나온 세월은

이제는 돌릴 수 없네.


 하루가 힘들어 한 달을 후회하던

내 모습은 어느덧 봄의 눈 꽃처럼 머리 위로 흩날리네.


지나온 길은 넓은 바다처럼 커 보였는데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은 좁디좁은 골목이네.


 하고 싶은 말을 참아가며 사는 게 당연하던 많은 날이 후회되네.

어른이 되면 아프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어릴 적 나의 상념은

아프지 않은 날이 없는 몸으로 변하였네.


 다시 태어나면 걸어온 길을 후회하지 않고 살고 있을까? 되물어보지만

다시 같은 길을 걷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다시 태어나는 것은 원치 않네.


 내 말을 들어주던 나의 그녀는 나 보다 나의 옆자릴 먼저 비우고, 나도 그 길을 천천히 따라가네.

그렇게 옆에서 한 곳만 바라보다 앞에 두고 쫓아가니 하루라도 더 빨리 보고 싶은 마음으로 그리워하네.


 오늘 하루 만이라도 내 옆에서 내 얘길 들어줄 수 있다면 사랑한다고, 가는 길에 만나 영원히 사랑하자고 말하겠네.

(사진 : 영화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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