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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수창 Apr 06. 2021

빛을 알려고 한다면 먼저
빛을 느껴 보세요

스마트폰 인생 샷을 위해

"빛을 알려고 한다면 먼저 빛을 느껴 보세요."

모처럼 한가한 하루를 맞아 이른 귀가를 했습니다. 비가 온 다음날이라 공기도 깨끗하고 바람도 선선합니다. 햇살은 강하지만 아직 점심시간이 되기 전 빛이라 사진 촬영에는 적격입니다. 해가 뜨고 나서부터 오전 11시까지의 빛은 물체의 질감과 입체감을 잘 나타내 주는 사광(측면광)입니다. 머리 위에서 내려쬐는 빛이 아닌 비스듬하게 비추는 빛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서 버스를 타고 '만석부두'로 향합니다.  


오늘은 만석부두를 시작으로 해서 동인천을 거쳐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해진 인천 배다리 헌 책방 거리를 걸어 볼 생각입니다. 사진은 혼자만의 작업이라 동행하는 걸 싫어합니다만, 같이 하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주시는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흔쾌한 대답에 중간 지점을 약속 장소로 정하고 버스에 오릅니다.


버스에서 내려서니 흰색 건물 앞에 앉아 계시는 할머니가 보입니다. 느낌이 너무 좋아 해를 등지고 건물 전체를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 스마트폰으로 촬영합니다.



노출을 흰색 건물의 그림자 부분에 맞춰서 전체적으로 고른 노출을 얻습니다. 흰색 건물과 파란 하늘의 대비와 녹색의 바닥이 안정감을 주도록 구성을 합니다. 물론 주제가 되시는 피사체인 할머니는 3 분할 구도의 점에서 약간 비껴 나게 위치시킵니다. 촬영한 사진은 곧바로 스냅 시드에서 보정을 합니다. 기본 보정 메뉴에서 분위기를 (+) 쪽으로 그림자 부분이 살아날 정도로만 올려주고, 흰색을 살리기 위해 하이라이트도 (+) 10 정도 올립니다. 그냥 두면 칙칙한 회색톤이 돌기 때문입니다.

재빠르게 순간을 잡고 돌아서니 강한 햇살에 널려 있는 이불이 보입니다. 햇살이 부서지는 흰색 집과 자전거와 이불이 시선을 잡아끕니다. 가까이 다가가면서 앵글을 고민합니다. 자전거와 널려 있는 이불과 오른쪽 어두운 구석을 삼각형 구도로 잡아봅니다. 약간 색이 바랜 이불이 빈티지한 색상을 만들어냅니다.



그냥도 마음에 들었지만 이렇게 햇살 좋은 날은 #흑백사진 느낌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마트폰 기본 보정에서 사진을 흑백으로 전환합니다. 화사한 햇살을 표현하려고 휘도를 약간 올려주고 대비를 조금 (+)해서 흑백사진의 느낌을 살립니다. 창문 안쪽과 출입문 안의 그림자 부분은 포기합니다. 집 윗부분에 떨어지는 햇살이 하얗게 부서집니다.



만석부두 입구를 돌아다니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 약속 장소로 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세 정거장을 지나 요즘 '개항로 프로젝트'로 흥하고 있는 인천 #개항로 거리 입구에 내립니다. 1883년 강화도조약(조일 수호조약)에 의해 강제로 인천이 개항되었으니 140여 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말이 좋아 개항이지만 그것은 여기서 논외로 비껴갑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요즘 핫플레이스라는 통닭집이 보입니다. 입구 옆골목으로 비껴 떨어지는 햇살이 돌벽의 질감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그림자 부분의 질감도 표현하려고 스냅 시드에서 보정을 합니다. 기본 보정에서 밝기와 대비, 채도, 하이라이트는 만지지 않습니다(대비와 채도, 특히 채도는 거의 손대지 않는 게 좋습니다). 분위기를 약간 올리고 그림자를 살려서 사진을 내보냅니다.



골목을 걸어 올라 한 바퀴 돌아 나오니 작은 산부인과 병원이 보입니다. 건물 입구의 노란 아치형 간판도 인상적이었지만, 저는 은은한 녹색 기운이 도는 벽에 시선이 갑니다. 은은한 녹색의 벽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 머리 위에 늘어진 나뭇가지가 보입니다. 최대한 발끝을 세워 사진에 담습니다.



제가 느꼈던 감정을 살리려고 보정을 합니다. #스냅 시드 기본 보정에서  #빈티지 메뉴를 택해 녹색 빈티지를 선택합니다. 비네트가 너무 강하면 느낌이 떨어질 것 같아 #비네트 강도를 (+) 15로 합니다. 빈티지 적용으로 전경에 걸쳤던 나뭇가지도 같이 어두워졌습니다. #브러시 메뉴를 택해서 '밝게 (+) 10으로 살살 지워줍니다. 제가 생각하는 느낌이 완성됐습니다. 

먼저 도착한 선배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이제 도깨비 촬영으로 유명해졌던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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