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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Nov 07. 2022

화사한 햇살이 내리는 인천 수봉로

날씨 변덕이 심하다 생각하면서 달력을 보니 오늘이 ‘입동’입니다. 가을은 이미 등을 보이며 가고 있고 겨울의 문턱이군요. 그래도 햇살은 아직 가을입니다. 


너무 쉬지않고 달렸던지 몸살로 하루를 끙끙 거리다가 겨우 살아났습니다. 운동을 할 시간도 없어서 더 그랬나 싶어 가볍게 산책을 합니다. 이른 아침의 한기가 가신 오전 시간이라 햇살이 따스합니다. 다채로운 색을 가진 가을이 저를 맞이합니다.


오늘 걷고 있는 인천 수봉로는 독특한 골목길입니다. 여느 산동네들과 같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산동네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관에서 주도한 것이 아니고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들과 자발적으로 만든 골목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관에서 주도하는 구도심 활성화라는 이름의 도시재생사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10년 전이건 지금이건 하는 형태가 똑같기 때문입니다. 벽화를 그리고, 안전 골목길을 만들고, 소식지를 발간하고 청년들을 동원하는. 그래서인지 수봉로의 골목길이 더 정겹게 느껴집니다. 


색도 다양하고, 그려진 그림이나 표현하는 방식도 참 다양합니다. 어떻게 하면 내 집과 담벼락의 특성을 살릴지를 고민한 흔적들이 보입니다. 화사한 햇살이 가장 먼저 내려오는 지역에 맞게 쓰인 색상도 화사합니다. 한 줄 한 줄 골목길 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저를 맞이합니다. 


여기저기 문을 닫은 상점이 보이기는 하지만, 비어있는 집들은 없어 보입니다. 햇살도 화사하고 기분도 덩달아 화사해지는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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