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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Oct 03. 2023

사소한 것들이나 아주 작은 것들로 더 많은 것을 말하는

사진가는 한 장의 이미지로 생각을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한 장의 사진으로,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들을 설명하지 않아도 보는 사람들이 느끼게 만들어야 합니다. 구구절절이 설명하는 것은, 내 사진이 나타내려고 하는 것을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내가 촬영한 사진에 그만큼 자신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한 장의 이미지로 내가 보여주려고 하는 것들을 표현하기 힘들어지니까, 두 장, 세 장 사진이 늘어나게 됩니다. 또 다른 의미로서 장르일 수도 있지만(연작사진, 딥틱 사진, 병치 등) 궁극적으로는 내가 한 장의 사진으로 감정 표현이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거나 작은 디테일을 통해, 복잡한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사진의 능력입니다. 거창하거나 특별한 주제를 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것에서 아름다움과 흥미, 의미를 찾는 것을 말합니다. 사진가는 단순하게 모양이나 형태를 찍는 것이 아닙니다. 사진가는 의미를 촬영하는 것입니다. 보이는 것을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을 촬영하는 것입니다.


장소에 연연하거나, 디테일에 집중하면 주제가 약해집니다. 시선을 앗아가는 요소들이 프레임에 많을수록 스토리는 산만해집니다. 방해가 되는 모든 요소들을 제거하거 주제에 집중하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사진가의 눈앞에 놓여있는 것들은 동일하지만 촬영하는 사람에 의해 해석이 달라집니다. 

프레임을 단순화 시켜야합니다. 이미지에 정보가 부족하게 되면 사람들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디테일이 너무 자세하게 드러나거나 말하려는 요소들을 프레임 속에 많이 배치할수록, 우리는 전달하려는 감정과 생각보다 기교나 방법에 먼저 눈이 갑니다. 

일상적인 것들을 어떻게 하면 특별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해야 합니다. 내 사진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면 평가할 것도 없습니다. 사진이 좋은지 나쁜지는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진을 보는 평범한 사람들이 사진을 보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사진을 보는 사람은 아무 느낌이 없는데 나 혼자 만족하는 사진을 찍을 것인가요? 사진을 보는 사람도 사진을 찍은 나도 모두 만족하는 사진을 찍을 것인가요? 아니면 사진을 보는 사람들은 느낌이 좋은데 찍은 나는 무덤덤한 사진을 찍을 것인가요?  

사진을 촬영할 때 항상 내 자신에게 반문합니다.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사진인가?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 했는가

당신이라면 내 사진을 돈 주고 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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