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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Oct 08. 2023

세계불꽃축제는 재 너머에, 국립중앙박물관과 사람

아직 오후 1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전철안은 세계 불꽃축제를 보러 가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저마다 간식거리와 돗자리, 두터운 옷 등을 챙겨 가는 모습이 영낙없습니다. 같이 섞여 있는 저 또한 동일한 목적지로 가는 듯 합니다. 하지만 오늘 제 주제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가니까 당연히 사람들을 담아야죠.

<니콘 미러리스 24-70, 렌즈 화각 70미리, 조리개 2.8, 셔터 스피드 2초, 감도 100>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글주간' 축제로 또 다른 시끌벅적함을 보입니다. 바람도 시원하고, 적당한 습도에 해만 좀 더 나오면 아주 좋겠는데, 어디 그게 제 맘대로 되겠습니까? 하늘엔 구름이 가득입니다.

'비율'은 사진에서 한 요소의 크기와 위치를 다른 요소와 비교해서 설명하는 디자인 원칙입니다. 비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며 스마트폰에 정신없는 남자 사진을 담아봅니다.

프레임이 많은 국립중앙박물관은 재미있는 앵글을 발견하는 또 다른 다양한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보안요원이 다가와서, '촬영하시는 건 좋은데 사람들을 향해서는 촬영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당부합니다. 저 또한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초상권이 문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웃습니다. 포토샵을 안하는 제가 열심히 얼굴 모자이크를 합니다.

역시 망원으로 삼각대 없이 '4분의 1초'의 셔터 스피드를 다룬다는 것은 숨도 쉬지 못하고 촬영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여기저기에 패턴과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본의 아니게 모델이 된 사람들은, 풍경속의 '방점'이 아니라 주 피사체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와 봤으니, 거의 10년 만에 온 중앙박물관입니다.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지체하다보니, 3층에서 2층을 내려오는데 두 시간이 지났습니다. 모두들 힘들다고 원성이 자자합니다. 2층을 대충 둘러보고 박물관을 나섭니다.

오늘은 100여 장의 사진을 촬영했으니 다른 날 보다 많이 했습니다. 몇 장이나 마음에 들지는 모르지만요. 약간 나왔던 해는 어느새 다시 구름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세계불꽃축제 인원들이 몰리기 전에 얼른 번잡함을 벗어나야 겠습니다. 바람은 여전히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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