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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Apr 07. 2021

배다리부터 우각로까지 시간들에
남아있는 사진과 이야기들

스마트폰 인생샷을 위해

세 편의 글에 담지 못했던 배다리부터 우각로까지 시간들에 남아있는 사진과 이야기들.

다시 배다리 헌책방 거리를 지나 한적한 철길 옆 골목으로 향합니다. 지금은 철길 옆에 갤러리가 만들어져 있고 작은 공원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일제 시대에는 조선인 노동자들이 살았던 곳이고, 6.25 전쟁 후에는 피난민들이 몰려와서 살던 곳입니다. 사진 자료는 남아 있지 않지만 이곳에서 긴 줄을 서서 미군부대에서 나온 꿀꿀이 죽을 사먹던 공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시절을 지내오신 노인분들 이야기로는 진짜로 그 꿀꿀이 죽에서 미군 담배꽁초도 섞여 나오고 했다더군요. 참으로 힘든 시기의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 입니다.

지난 일들은 뒤로하고 또다시 빛을 쫒아 갑니다. 덩그러니 놓이 벤치에 떨어진 햇살이 저를 이끕니다. 세로 구도로 빛이 들어오는 곳을 주제로 삼고, 부제는 벤치의 은은한 색을 생각합니다. 촬영을 하고 보니 명암의 대비가 심합니다. 스냅 시드로 불러 와서 기본보정 메뉴를 선택합니다. 대비를 (-) 방향으로 감소시키고 분위기를 (+)20 정도 합니다. 빛이 비친 부분의 디테일을 위해 하이라이트를 (-)25 정도로 줄입니다. 벤치의 색이 살아야 하므로 음영을 (+)10 더해줍니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작은 풀에 귀한 햇살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주제인 풀잎은 3분할 점 선상에 위치하고, 부제인 나무 등걸은 대각선 상에 위치합니다. 촬영을 하고나서 스마트폰 기본보정 프로그램 보정을 합니다. 극심한 대비를 줄이기 위해 하이라이트는 풀잎 색이 살아날 때까지 줄입니다. 주제인 풀을 받쳐주는 그림자 부분의 디테일도 살아야해서 그림자를 (+)20 정도합니다.



50여 미터를 걸어 올라가니 작은 철공소가 있습니다. 문을 닫고 철 바리케이트로 가려놨는데 그곳에도 매력적인 빛이 떨어집니다. 명암 대비 비율을 대각선으로 과감하게 잘라 촬영합니다. 스냅 시드에서 사진을 불러 와 기본 보정을 합니다. 사진에 어두운 부분이 많다보니 전체적으로 노출이 과해서 밝기를 줄입니다. 어두운 부분이지만 디테일은 조금 살려야겠기에 분위기를(+)15 정도 합니다. 음영을 (-)15 정도해서 그림자 부분을 진하게 합니다. 지저분하게 떨어져있던 담배꽁초들을 잡티제거로 지워줍니다.



몇몇의 여자 분들이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역시 카메라는 스마트폰 뿐입니다. 선배도 그 분들을 풍경에 담습니다. 풍경 사진에 사람이 들어가면 훨씬 풍부한 느낌이 됩니다(아래는 선배가 촬영한 풍경 스냅입니다). 구도도 좋고 보는 시선도 아주 좋은 사진입니다. 스마트폰이 LG라서 채도와 대비가 강한 느낌이 듭니다.



무채색의 도시와 달리 구도심은 참으로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 올라가니 노란 벽면에 흰색 차양이 드린 창문이 보입니다. 색의 대비와 빛과 그림자의 배치, 그리고 어두운 창문의 디테일까지 생각해야 하는 사진입니다. 스냅시드 에서 먼저 커브를 '소프트'로 줍니다. 커브는 나중에 다시 말씀 드릴지 모르겠지만 완만한 S자가 이상적입니다. 기본보정 메뉴로 가서 흰색 차양을 살리려고 하이라이트를 (-)25로 내립니다. 분위기를 (+)30 까지 올려 벽면 질감과 어두운 창문 디테일을 살립니다. 음영도 (+)20으로 올립니다.



선배와 담소를 나누며 천천히 골목을 오르다보니 우각로 문화박물관이 보입니다. 아쉽게도 이곳은 지금은 문을 닫아 볼 수 없지만, 인천 동구에 있는 '수도국산 박물관'이 비교되어

떠오릅니다. 공방들이 위치했던 골목을 들어서니 말그대로 언덕위의 하얀집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품고 있습니다. 역시 파란 하늘 표현은 해를 등지는게 최고입니다. 스마트폰 기본보정에서 하이라이트를 (-)10, 그림자를 (+)20, 대비를 (-)30으로 조절합니다.



긴 골목을 지나 전도관을 지나오니 왼편으로 빨간 벽돌집이 보입니다. 흰색 기와집과 대비를 이루고 있어서 프레임에 꽉 차도록 촬영합니다. 햇살이 떨어지는 부분과 흰색 벽면의 비율을 절반이 되지않도록 조절합니다. 특별히 조절할 부분이 없어 기본보정에서 대비를 줄여주고 그림자를 (+)25까지 올립니다. 은근하게 살아나는 창틀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골목을 끝까지 내려와서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은 빛이 사광이라 집들의 색이 살아 있습니다. 어떻게하면 저 색들과 빛과 그림자를 잘 담을지 잠시 고민합니다. 세로구도로 사진이 주변부로 뻗어 나가는 방사형 구도를 섞어서 촬영합니다. 스마트폰 노출은 보정을 생각하고 빨간 벽에 고정합니다. 많은 색이 섞여 있어서 이 사진은 스냅시드와 라이트룸 보정이 다 필요합니다.


우선 스냅 시드 기본메뉴에서 하이라이트를 (-)35까지 줄입니다. 흰색 벽면과 푸른 하늘이 살아납니다. 분위기를 (+)20까지 올리고 음영을 (+)15 해서 어두운 부분 디테일을 살립니다. 그래도 노란색과 빨간 지붕, 파란 하늘이 선명하지 않습니다. 사진을 내보내 라이트룸에서 불러 옵니다. 다른 부분은 필요없고 조절 메뉴중 '색상'을 선택합니다.



색상 메뉴는 전체색과 색온도 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전체적인게 아니라 각각의 세부적인 색상 표현이 필요합니다. '혼합'을 선택합니다. 각각의 색상을 조절할 수 있는 메뉴가 나옵니다. 좌측부터 보시면 색들이 나열되어 있고, 밑에는 조절바가 있습니다.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색상을 선택해서 조절해줍니다. 사진 윗부분에 중간에 있는 십자가 형태 원을 선택해서 원하는 색에 터치하고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색을 조절하고 사진을 저장합니다. 스냅 시드에는 색상을 조절할 수 있는 세부 기능이 없어 두 번의 보정이 필요합니다. 완성된 사진은 각 색상들이 제대로 표현되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멀리 내려다보니 아파트들이 보입니다. 외국 사진가는 이런 장면을 촬영해서 우리나라를 신,구가 공존하는 듯 착각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발아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이 정겹습니다. 언젠가는 없어질 공간이지만 골목은 걸을 때마다 새롭고 따스합니다. 풍부한 색들이 저를 반깁니다. 오늘도 저는 스마트폰을 들고 여유롭게 골목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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