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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Jan 28. 2024

사진미학으로 바라보기_4

춘천에 있는 ‘제따와나 선원’이라는 곳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되어서 몇 분들하고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꼬불꼬불 국도를 따라 산속에 위치한 선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공기도 좋고 빛도 따스합니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선원은 절이라고 느껴지기 보다는(정보에는 조계종으로 나와 있음), 어디 외국에 있는 사원 같은 느낌입니다. 촬영할 많은 것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기분이 덩달아 좋아집니다. 이것저것 구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마침 점심 공양 시간입니다. 봉사하는 수행자들로부터 정숙을 유지하고, 묵언 해달라는 말을 들었기에 나름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조용히 침묵 속에 수행하시는 분들은 저희가 눈에 걸렸나 봅니다. 법당에서 내려오던 스님 한 분이 저희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멋모르고 들어 간 건물 뒤쪽은 출입금지라며 질타합니다. 모두 조심스러워 발걸음을 내딛기도 어렵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절’이 아니라, 수행자들이 ‘구도’를 하는 수행도량이라서 더욱 그런가 봅니다. 일찍 촬영을 마무리하고 식사를 하러 이동합니다. 


프레임은 미술의 구도나 구성과 같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입니다. 사진의 핵심적인 구성 요소 중 하나로서, 시각적인 효과를 향상시키고,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표현하는 결정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프레임은 사진을 구성하기 위한 사각형 포맷이지만, 단순하게 창이나 틀이라는 개념에 한정해서는 안 됩니다. 눈앞에 보이는 여러 가지 사진 요소 중에서 어떤 것들을 넣고 어떤 것들을 빼야 할지 순간순간 결정한 다음 셔터를 눌러야 합니다. 복잡한 요소들을 정리해서 주제로 시선을 이끌고, 미학적인 구성과 긴장감을 형성합니다. 프레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평면적인 사진에 입체감과 3차원의 공간감, 거리감이 만들어집니다.


법당 정문을 촬영한 두 장의 사진에서, 전경으로 그림자를 넣은 사진(사진 2)하고 그림자 없이 빛의 대비만을 강조한 사진(사진 1)하고 느낌 차이가 많이 납니다. 전경 그림자가 있는 사진이 입체감이나 공간감이 훨씬 살아납니다. 이 두 장의 사진에서 보듯이, 프레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따라 결과물은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우리가 자주 접하던 구도와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어떻게 하면 새로운 시각으로 프레임을 만들어낼 것인지 항상 고민해야 합니다. 누구나 촬영할 수 있는 사진을 나마저도 촬영하고 있다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 사진 1 (좌)  /  사진 2 (우) >

조리개 : f13  /  셔터스피드 : 1/80  /  ISO : 100  /  측광방식 : 스팟측광  /  장소 : 춘천 제따와나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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