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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Feb 25. 2024

이번 겨울은 삼양목장과 인연이 없다

아니 장마도 아니고 어떻게 일주일 동안 비가 내리나요? 날씨를 보니 일요일은 해가 보인다고 하고, 강원도는 대설 주의보라 하는 것을 보니까 저번에 양떼목장을 갔을 때 삼양목장을 들리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밤이 다가도록 내리는 비 소리를 들으며 잠을 설치다가 새벽 4시 반, 카메라를 챙깁니다. 밖에 나서니 눈과 비가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컴컴한 어둠을 뚫고 대관령 삼양목장으로 향합니다. 눈비는 계속해서 창문에 부딪힙니다. 스키를 타러 가는 사람들인지 고속도로에 차가 많습니다.  

강원도로 들어서니 본격적으로 눈으로 바뀝니다. 그나마 폭설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구불구불 산길을 돌아 삼양목장으로 향합니다. 얼마나 많은 눈이 왔는지 제설작업도 제대로 하지 못한 길을 조심스럽게 달립니다. 삼양목장에서 차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참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생각하며 서두릅니다. 

삼양목장에 거의 다다르니 갑자기 한 사람이 길을 막고 차로 다가옵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삼양목장이 통제 됐습니다.’

‘그럼 오늘은 오픈하지 않는 건가요?’

‘네, 힘들 것 같습니다.’

멀리서 제설작업을 하고 있는 트랙터가 내려옵니다.

이번 겨울은 삼양목장과는 인연이 없나 봅니다. 한 번도 안 가본 곳이라 들려 보려 했건만. 차를 돌려 근처에 있는 하늘목장으로 향합니다. 하늘목장은 트랙터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간다는데,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운행이 중지되었고, 도보로 방문 가능하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표를 끊고 목장을 오릅니다. 대충 보기에도 사진 촬영을 하기에는 별로인 풍광입니다. 

목장 초입은 제설작업을 했는데, 깎여 나간 절단면이 1미터가 넘습니다. 정말 눈이 많이 왔나 봅니다. 정상으로 가는 산책로는 제설작업이 안 되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두 대의 카메라를 양손에 들고 눈 속으로 발을 내디뎌 봅니다. 허벅지까지 ‘쑤욱’하고 발이 빠집니다. 몇 걸음 걷지도 못하고 꼼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산책이나 해야겠습니다. 눈이 너무 많이 오니까 촬영도 힘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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