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 작가 Mar 06. 2024

우리마 마주친 모든 순간

이른 아침, 청아한 바람이 거리를 가로질러 흐르던 시간, Chet Baker의 'I Fall in Love Too Easily'가 내 귓가를 감싼다. 그 익숙한 멜로디 속에는 낯선 감정이 스며들었다. 그 순간, 잊고 있던 기억의 문이 열렸고, 흐릿한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새로운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내 귀에 닿았다. 그 맑고 청량한 웃음소리는 마치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상쾌하게 다가왔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공감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그 순간들은 모든 것을 환하게 빛나게 만들었다.

다시 만난 양떼목장, 눈이 내리는 풍경은 지난번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하늘은 파란색에 가슴 벅찬 기쁨을 띄웠고, 발걸음은 가볍게 지면을 밟았다.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우리를 감싸는 그 순간, 그 공간에서 더 이상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삼양목장은 이번에도 우리를 환영하지 않았다. 그 귀한 존재와의 만남은 내년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우리는 월정사로 향했다.

기쁨으로 가득한 시간과 아름다운 공간을 뒤로하고 서울로의 귀환 길, 다시 Chet Baker의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Alone Together',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 같은 삶 속에서 우리를 지탱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였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의 웃음은 끝없이 넘쳤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는 모든 것을 보지만, 아무 것도 보지 못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