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자인과 기하학이 내 사진에 어떤 도움이 될까?

by 채 수창


'촬영 현장에서, 그리고 SNS 수업 시간마다 제가 끊임없이 강조하는 핵심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사진 디자인 학습'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진에서 프레임이란 무엇일까요? 프레임은 단순히 화면을 분할하는 기하학적 선들의 조합이 아닙니다. 프레임은 사진가의 '시각적 사유'가 구현되는 공간이며, 관람자와 소통하는 언어 체계입니다. 칸딘스키가 "형태는 내용의 외적 표현"이라고 했듯이, 우리의 프레임 구성은 내적 메시지의 가시적 표현입니다.


제가 모든 수업과 촬영 과정을 '프레임 구성과 형성'이라고 정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러분이 보시는 모든 촬영 결과물이 디자인 요소와 원칙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것을 전부로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것과 같습니다.


사진 디자인의 필요성은 단순히 '보기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함이 아닙니다. 디자인은 우리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수단입니다. "사진은 코드 없는 메시지(롤랑 바르트 <신화론 : 사진의 메시지>)"가 될 수 있지만, 우리는 디자인을 통해 그 메시지를 명확히 각인시킬 수 있습니다.


프레임의 결정이란 게 무엇입니까? 이것은 가시적 세계에서 '선택과 배제'의 미학적 행위입니다. 내가 경험한 감각과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그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이죠. 이 순간 사진가는 단순한 기록자가 아닌 '의미의 창조자'가 됩니다.


현장에서 제가 단계별로 끊임 없이 가이드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반복적 연습을 통한 '프레임 구성 능력의 체화'입니다. 이것은 기하학적 사진이나 추상적 표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체화된 구성 능력은 여러분이 어떤 사진 장르에서든(풍경, 스트릿, 인물 등) 자유자재로 프레임을 조율할 수 있게 만듭니다.


이미 여러분은 기술적으로 완성된 수준입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미세한 차이에 대한 연습과 실습입니다. 15도의 앵글 차이가 작품의 전체 톤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안목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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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촬영 시 강조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다시 한 번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제일 먼저 빛과 그림자에 집중하세요. 빛은 사진의 본질입니다. 회화가 색채라면 사진은 빛입니다. 빛의 방향성과 질감, 그림자의 깊이를 먼저 읽어내야 합니다.


둘째, 대비를 살피세요. 빛과 그림자를 먼저 살폈다면 그 명암대비를 기반으로 형태대비, 색상대비, 질감대비를 순차적으로 파악하세요. 이는 시각적 위계를 만드는 핵심 요소입니다.


셋째, 예견하세요. 뷰파인더에 눈을 대기 전에 이미 완성된 이미지를 마음속에 그려야 합니다. 이것은 우연에 의존하지 않는 의도적 창작의 시작입니다. 사진은 우연의 산물이란 말은 사진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입니다. 사진은 고뇌와 기다림의 산물입니다.


넷째, 촬영할 때 완성하세요. 후보정에 의존하지 않고 촬영 단계에서 완결성을 추구하세요. 진정한 사진가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 이미 작품을 완성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여러분은 이미 기술적 완성도와 미학적 소양, 인문학적 깊이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제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한 프레임 구성의 지속적 연습이 필요합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이론은 실행을 담보하지 않으면 아무 쓸모없다"는 말을 기억하세요. 이론이 이론으로 끝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사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모든 이론적 지식이 내 사진에 직관적 실행으로 승화되는 그 순간입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단순한 기록자를 넘어 진정한 '시각적 시인'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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