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아주 잠깐 열렸다가 닫혔다.
경첩 긁히는 소리가 들리고, 복도 끝에선 신발이 끌리는 소리가 따라온다. 안에서는 눅눅한 먼지 냄새에 철 녹은 냄새까지 섞여 있다. 틈새로 들어온 빛이 가장 먼저 난간을 스친다. 세로로 선 기둥은 푸르스름하게 빛나고, 어둠을 가르며 선을 남긴다. 페인트가 벗겨진 곳들은 그 빛에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바닥의 콘크리트는 손에 닿을 듯 거칠다. 작은 자갈과 미세한 균열이 곳곳에 있다. 빛은 점처럼 바닥에 앉았다가 흩어지곤 한다. 균열을 따라 빛이 한 번 더 번쩍거린다. 난간 그림자는 삼각형으로 길게 누워 있고, 그 어둠이 바닥에 깊게 박혀 있다.
차가운 공기가 목덜미를 스치고, 카메라 앞 유리에는 얇은 김이 잠깐 맺혔다가 이내 사라진다. 손바닥엔 카메라 그립의 감촉이 느껴진다.
셔터를 눌렀다. 빛이 더 커지진 않는다. 밝아진 곳만 선명하게 남는다. 문은 이내 다시 닫혔다. 바닥에 흰 점들과 길게 드리운 삼각형 그림자, 그리고 그 끝에 출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