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너무 더워서, 운동한다고 한 40분을 걸어왔더니 온 몸이 물을 가득 머금은 스펀지 같습니다. 손수건으로 닦아도 땀은 비 오듯이 흐릅니다. 날씨 예보를 보니 오늘 밤부터 많은 소나기가 온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무더위의 열기와 겹쳐진 먹구름이 넘어가는 해를 받아 장관을 이룹니다. 남태평양 어느 섬에선가 봤었던 '불타는 노을' 자체입니다. 땀은 땀이고 이런 장면을 놓칠 수는 없죠. 스마트폰으로 멋진 하늘을 담습니다.
아무런 보정 없이 노출만 수동으로 약간 조절했는데 보정한 사진처럼 촬영됐습니다. 하늘과 구름이 들어가는 풍경은, 하늘과 그 하늘을 받쳐 줄 건물이나 산, 땅 등의 비율이 중요합니다. 소위 말하는 3 분할 법칙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하늘이 차지하는 비율이 사진의 느낌을 많이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위의 장면을 아래와 같이 하늘 위주로 촬영했다면 어떨까요? 한 번 비교해보시죠.
특별한 요소가 없는 상황에서 하늘이 프레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구도상 중요합니다. 노을을 더 살리고 제가 보자마자 느꼈던 극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스냅 시드로 사진을 불러옵니다. 메뉴에서 'HDR scape' 필터를 +15 정도 줍니다. 지금도 과하니까 HDR 필터가 강해지면 어색한 사진이 됩니다. 그다음 기본 보정에서 밝기와 대비를 조금씩 올리고, 전체적인 톤을 살리기 위해 분위기를 +20 이하로, 음영을 -10 이하로 조절합니다. '브러시'를 선택해서 '어둡게 -5'로 선택해서 그림자 부분을 더욱 어둡게 만들어서 실루엣 사진을 만들어줍니다. 브러시나 잡티제거 메뉴를 사용할 때는 꼭 확대해서 사용하셔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느낌의 사진이 된 듯해서 사진을 내보냅니다. 마치 여행을 떠나 와서 바라보는 석양 같습니다.
조금 더 걷다 보니 같은 구름이지만 보이는 방향에 따라서 달라진 또 다른 느낌의 구름을 만났습니다. 한 장 더 촬영하고 보정을 합니다. 보기 힘든 구름을 만나니까 언제 더웠냐는 듯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먼저 촬영하고 보정했던 사진과 비슷한 느낌이라 스냅 시드에서 불러와서 작업할 때, 처음 나오는 '스타일' 메뉴에서 '마지막 편집'을 선택해도 됩니다. 그럼 먼저 작업했던 사진과 동일하게 편집이 됩니다. 비슷한 느낌의 사진을 작업할 때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HDR scape 필터를 기본 +50은 너무 강하니까 +20 정도로 낮춰줍니다. 다음 기본 보정에서 밝기와 채도를 약간 올려주고 구름 전체 분위기를 살리려고 분위기와 따뜻함을 추가합니다. 그리고 색온도에서 붉은색이 강하게 +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브러시를 선택해서 '어둡게 -5'로 조절하고, 사진에서 보는 사람의 시선을 뺏을 수 있는 아래쪽 밝은 부분(흰색 자동차와 벽 반사 부분)을 어둡게 만들어줍니다.
보정을 끝내고 보니 하늘이 너무 강하게 표현된 것 같아서 밝기를 올려서 구름의 어두운 부분을 약화시켜 줍니다. 눈으로 느꼈던 느낌 그대로 표현된 것 같아서 사진을 내보냅니다. 흐르는 땀을 연신 닦으며 집으로 발길을 향합니다. 앞으로 또 한 시간을 땀 흘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