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쳐서 날짜가 지나는지도 몰랐는데 오늘이 중복이라고 다들 보양식 먹자고 난리입니다. 치과 치료 때문에 일찍 집에 온 저는 입맛 없다, 밥맛없다를 달고 사는 친누나를 위해 매운 낙지볶음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집에 오는 길에 재래시장에 들렀더니, 복날이라고 사람들이 닭집 앞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무슨 날이면 그날을 기억하고 챙겨 먹고 하는 것이 일상인가 봅니다. 육식을 하지 않는 누나를 위해서 낙지를 사려고 어물전으로 향합니다. 살아있는 것이라서 그런지 1KG에 2만 원이나 하는 걸 '에라 모르겠다'하고 2KG을 샀습니다. 그리고 다른 재료들을 사러 야채가게로 향했습니다.
<재료>
산낙지 1KG, 양파, 대파, 청양고추, 당근, 팽이버섯, 호박, 깻잎
<양념장 재료>
고춧가루, 고추장, 양조간장, 설탕, 올리고당, 다진 마늘, 참기름, 통깨, 후추
1. 집에 와서 살아있는 낙지를 씻기 위해 큰 그릇에 담아 놓고 양념장을 먼저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고춧가루를 크게 3스푼, 고추장 한 스푼, 양조간장 4스푼, 다진 마늘 2스푼, 설탕 2스푼, 올리고당 1스푼 반을 넣어서 잘 저어줍니다. 양념이 완성되면 살짝 찍어서 맛을 봅니다.
2. 낙지는 미끈거림을 없애기 위해 밀가루를 뿌려서 손으로 박박 깨끗이 씻어줍니다. 찬물로 깨끗하게 씻어 밀가루를 완전하게 없애줍니다. 다 씻은 낙지는 채에 받쳐 물기를 빼줍니다. 물기가 빠지는 동안 낙지를 살짝 데칠 물을 얹어 놓고 야채들을 다듬기 시작합니다.
3. 대파와 양파, 당근과 호박을 큼지막하게 썰어 주고, 청양고추는 잘게 썰어줍니다. 풍미를 더하기 위해 팽이버섯과 깻잎도 준비해 줍니다. 재료가 준비됐으면 따로 담아 둡니다.
4. 물이 끓기 시작하면 낙지를 넣고 30초-1분 사이로 살짝 데쳐줍니다. 쫄깃한 식감이 없어진다고 데치지 않고 그냥 하실 경우도 있는 데, 이렇게 하면 요리할 때 물이 많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살짝 데친 낙지는 건져내서 물기를 빼줍니다. 모든 재료 준비가 끝났습니다.
5. 팬에 올리브유(또는 식용유)를 넉넉하게 두르고 대파와 당근, 양파를 먼저 볶습니다. 야채가 적당히 익은 것처럼 보이면 청양고추와 호박을 넣고 낙지를 투입합니다.
6. 강한 불에 재빠르게 볶다가 미리 만들어 둔 양념을 넣어서 30초 정도 볶습니다. 팽이버섯과 깻잎을 넣고 중불에 살짝 볶다가 후추와 참기름을 조금 넣어주면 매운 낙지볶음이 완성입니다.
7. 그릇에 담아 두고 위에다 통깨를 살짝 뿌려주면 식탁에 내놓을 준비가 완료됐습니다. 저는 이렇게 완성된 낙지볶음을 바로 지은 흰밥에 쓱쓱 비벼서 먹었습니다. 밥을 비벼 먹으면서 소면을 삶아볼까 하는 생각도 스칩니다. 즐거운 중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