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fons und Aloys Kontarsky
오래전부터 가을이 시작되면 항상 듣게 되는 음악이 있습니다. 카세트테이프와 레코드판이라 불리던 LP가 시들해지고 CD가 음반의 대명사로 군림하던 90년대 중반에, 우연히 카세트테이프로 듣게 된 곡입니다. 브람스의 헝가리무곡, 알폰스 콘타르스키와 알로이스 콘타르스키 형제 피아노 연탄(Alfons und Aloys Kontarsky: Hungarian Dance for 4 Hands), 바로 이곡입니다. 브람스의 헝가리무곡하면 브람스의 대표적인 명곡으로 누구든지 귀에 익숙한 곡입니다. 특히나 No1부터 No21까지 곡 중에서 5번 곡은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익숙해진 곡이기도 합니다. 주로 바이올린이나 협주곡 형태로 익숙하긴 하지만 말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1EvAsRHVBlw&list=PL6B6803C4DC38D3C9&index=17
브람스의 헝가리무곡은 브람스가 20살 때 헝가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레메니와 여행을 하면서 만난 집시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곡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브람스가 창작한 것이 아니고 민요로 전해지던 것들을 정리, 편곡했다는 것이 더 정설입니다(악보집이 발간됐을 때 브람스가 표절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던지라). 형식은 무곡이지만 저는 많이 알려진 5번 곡을 제외하고 전 곡을 듣다 보면 쓸쓸한 가을 느낌에 딱 맞는 슬픈 느낌의 곡이라 생각합니다. 애수에 가득 찬 느린 서주로 시작해서 빠른 리듬으로 바뀌는 춤곡 같지만, 곡마다 집시의 애환과 우수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저는 특히 4번 곡을 들을 때면 황량한 가을 들녘에 혼자서 서있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강렬한 피아노 음에도 서러움이 묻어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rJVn-rfJYs&list=PL6B6803C4DC38D3C9&index=18
많은 음악가들이 브람스의 헝가리무곡을 연주하고 편곡했지만 바이올린으로 연주를 하면 애잔함이, 피아노로 연주를 하면 경쾌함이 살아납니다. 하지만 콘타르스키 형제의 피아노 연탄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감싸 안고 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전 곡을 한 번 들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제가 좋아하는 헝가리무곡 중 No1, 4, 8, 14, 17, 20번 곡들을 아래에 링크합니다. CD 음질이 아니라서 자글거리는 소음이 있지만 그 나름 매력이 있습니다. 사족으로 2017년 개봉했던 이병헌 주연의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이병헌 동생 역의 배우 박정민과 사고로 다리를 잃어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없게 됐던 배우 한지민이 같이 연주하던 헝가리무곡 5번도 생각이 납니다(제일 아래 링크 걸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R1YdEhhJeI&list=PL6B6803C4DC38D3C9&index=21
https://www.youtube.com/watch?v=yzEUASNV5vc&list=PL6B6803C4DC38D3C9&index=14
https://www.youtube.com/watch?v=yzEUASNV5vc&list=PL6B6803C4DC38D3C9&index=14
https://www.youtube.com/watch?v=j2IEN7zHyoE&list=PL6B6803C4DC38D3C9&index=5
https://www.youtube.com/watch?v=xkiPjZ15ViM&list=PL6B6803C4DC38D3C9&index=2
https://www.youtube.com/watch?v=Jyqs-fyUr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