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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왕자 aka C FLOW Jul 04. 2018

보통의 삶 보여주기

전동휠체어 충전, 새롭게 바라보기

"레고로 만든 전동휠체어"

대학 선배 아들이 만들었다는 레고.
작년 트윗 멘션으로 받은 이미지.

일전에 장애문화가 주류 사회에 속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글을 쓴적이 있다. 그 글을 이미지로 표현하자면 바로 저 레고가 될 것 같다.

나는 전동휠체어로 수십가지 이야기를 지어낼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충전"이다.

하루 일과의 마지막 잠들기 직전. 귀찮은 일, 가장 하기 싫지만 반드시 해야만 하는 충전. 콘트롤러 주입구에 플러그를 꽂고 평균 6시간 충전해야 내가 원하는 주행거리를 소화한다.

그렇게 완충되지 않으면 하루종일 불안하고 일이 손에 안잡힌다.

하루라도 잊어버리거나 피곤하다는 핑계로 괜찮겠지 하며 안하는 날에는 어김없이 적색경보가 찾아온다.

이것은 핸드폰과 같은 전자제품의 충전과는 다르다. 아무 때나 원하는 시간에 충전할 수 없으며 오직 내가 휴식을 취하거나 숙면을 취할 때만이 완충이 가능하다.

마치 밤샜다고 피곤하다며 낮에 일하다 피로회복을 위해 6시간 이상 잘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난 전동휠체어의 충전 과정을 '의인화' 하고 싶어진다. 이러한 나만의 표현이 장애문화가 아닌 주류 문화로써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달 방식이라 믿는다.

충전방법이나 필요성을 매뉴얼 대로 말한다면 그것은 기술, 지식 전달이지만 내가 경험한 '보통의 삶'으로 엮어가는 순간 '삶의 일부' 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난 내 삶의 일부를 받아들이기 까지 온전히 30년 정도 걸렸다. 인식개선교육은 매뉴얼 교육이 아니다. 그것은 과대망상이다. 내 30년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 그것은 나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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