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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왕자 aka C FLOW Apr 03. 2019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

장애 혐오 사회에서의 지향점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이라는 문구를 종종 보게 된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올바른 표현도 아닐 듯하다.

장애가 주는 거부감, 공포 등 우리 주변에 만연한 장애 혐오를 부추기는 것으로도 보이기 때문이다. 피할 수 있었다면 나 또한 나의 선천적 장애에 대한 예방을 간구했을 것이고 아들 지성이에게도 그것이 대물림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온전히 부모의 마음이다.

한편으론 예비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에서 장애를 질병이나 사고에 따른 비극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실망과 무기력함을 느낀다.

지성이에게 아빠의 휠체어와 작은 키, 거기에서 오는 물리적 한계점을 어떤 방식으로 적응하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란 쉽지 않지만 "장애 정체성" 관점에서 지극히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며 아빠의 모습을 익혀가고 있다.

마치 한글을 배우는 것처럼 아빠의 장애를 배우고 적응하는 지성이에게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 이 주는 의미가 체감상 나의 노력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는 무기력함을 준다.

맞다.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이다. 그러나 그것은 살아가면서 겪어야 될 건강과 환경에 문제다. 그것을 강조하고 싶어도 나와 우리는 그것에 힘을 실어줄 조력자가 부족하다. 그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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