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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왕자 aka C FLOW Aug 14. 2019

휴머니즘의 흥행요소

랩 하는 엄지왕자 vs 랩 하는 씨플로

휴머니즘에도 흥행요소가 존재한다.

여러 방송사에 출연했지만 2009년 7월 sbs 스타킹 출연은 많은 것을 남겼다. 속사포 래퍼로 등장, 다른 언더 래퍼들처럼 나 또한 a.k.a(as known as) C-Flow 라는 가명을 사용했었지만 엄지왕자로 소개됐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작가 입장에서는 시청률(흥행)이다. 장애를 특징으로 호기심을 유발하고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한 노력과 고민의 결과물이 바로 '엄지왕자' 였다고 느껴졌다.

그것을 잘 활용하면 나 또한 뭔가 유명한 스타로 발돋움할 것이라 내심 기대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C-Flow가 아닌 엄지왕자로서 흥행요소에 기여했다고 본다. 나 스스로도 포장해 인식개선에 기여했다 말하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휴머니즘 흥행요소에 편승해 동의한 것이나 다름없다.

과거에도 저신장 장애인은 일명 난쟁이로 불리며 서커스나 프릭쇼와 같은 무대에 올랐다. 장애 정체성이 훼손되는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주류문화의 편승이 아닌 정복되고 적응하고 굴복되는 현상들이다.

그런 내가 지금은 그 주류문화에 돋보이고자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얄궂게도 그렇다. 엄지왕자가 다음 주 엄지공주를 초대해 팟캐스트를 연다... 어쩌면 줄곧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그것들을 인정하고 있다는 반증일까...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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