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a. 장애 포장하기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여유롭게 걷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나 또한 그것을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전동휠체어를 움직이며 커피를 들고 달리는 여유로움이랄까, 또는 가게 앞에서 턱을 마주해도 '괜찮아'라며 일행들에게 주문을 요청하며 또 '괜찮은 척'하는 여유로움. 일종의 포장이다.
때때로 그 포장들이 벗겨지지 않아야 사람들과 깊이 있는 관계, 사적인 만남에서도 불편하지 않은 최충일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어쩌다 코너링이 서툴고 턱 앞에서 당황하는 모습들이 보이는 것을 내가 만든 포장들이 벗겨지는 것으로 생각해 더 긴장했고 예민했던 것인지 모른다.
그 포장을 품격으로, 혹은 우아함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는데 중요한 것은 내가 보여주고 싶은 인권의 얼굴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 또한 인권을 말하기에 그 얼굴이 가짜가 아닌지. 벗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