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 수 없을 때마다 하는 말
아들과 다니다 발견한 산책길 사이 나무들. 계단에 막혀 나를 두고 혼자 올라가 노는 아들을 지켜볼 뿐이다.
결혼 전에는 비장애 중심 사회에서 내가 맞춰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 믿었다. 노력하다 보면 그렇게 사는 게 나를 성장시키고 그렇게 비집고 들어가 열심히 살다 보면 그들처럼 누릴 수 있는 것이 내 권리라 믿었다.
결혼 후 아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늘어날수록 나의 믿음이 정상화 이론에서 홀로 남겨진 잘못된 예시 속 장애인처럼 살아왔구나 후회한다. 인권이 뭔지도 몰랐고 함께 어울리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최선인 줄 알았던 나에게.
그토록 열망했던 비장애 중심 사회란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애쓰다 보면 누군가 처럼 나도 그렇게 살고 있을 거라고.
그러나 지금의 나는 아들과 함께 하려 해도 그것이 어렵다는 것을 부딪히며 경험하는 중이다.
늘 저만치 있는 내가 익숙한 아들과 그 모습을 바라보며 '사진 찍어줄게' 애써 웃음 짓는 나의 일상들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