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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왕자 aka C FLOW Jun 16. 2021

충일씨는 혼자서 다 할 수 있잖아요

서로를 비교하는 사람들


장애가 있는 사람들 안에서도 우월함을 강조하거나 그것을 공공연하게 인정하듯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끔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내게 하는 말. "충일씨는 그래도 직장도 있고 결혼도 하시고, 혼자서 다 하시잖아요. 우리 아들은.."


말씀하시는 어머니나 듣는 나나 서로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불행의 기준을 장애의 정도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에 동의해야 하나,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지만 "그렇지도 않아요 어머님."라고 하며 웃고 지나갔다.


'발달장애인이 지체장애인보다 살기 힘들다'와 같은 논리는 장애가 있는 몸들을 기능으로 비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이런 말들의 이면, 해석을 깊이 하지 않으면 나처럼 오해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말을 고쳐서 "장애 유형에 따라 사회적 장벽의 높이가 다르다"로 접근하는 것이 더 본질에 가깝다고 보인다.


그럼에도  어머니의 말속의 의미를 이해한다. 나의 어머니도 30   다른 장애 부모에게 그렇게 말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하는  아픈 말은 결국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내가 어머니께 웃으며 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어머니도 사회가, 국가가 외면하고 있는 사회적 장벽에 지쳐 한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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