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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훈 Oct 02. 2022

마라

9장. 분노하지 마라

01. 화는 독소다.








 나카시마 요시미치라는 일본인 대학교수는 “화내는 기술”이라는 저서에서 분노는 인간에게 어떤 의지를 갖게 하고, 그 의지가 하나의 신념으로 자리 잡도록 만든다고 했다. 분노가 신념으로 굳은 뒤에는 자신이 편견에 빠졌다는 사실을 눈치채더라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화를 참지 말라고 한다. 화를 내데 거기에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는 자기표현의 하나라는 것이다. 참는 것만이 대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소한 일에 대한 하나의 대처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분노는 차원이 다르다. 이혼은 믿었던 상대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을 유발한다. 거기에는 실망과 허망과 좌절과 절망감이 버무려진 배신감이 화산의 용암처럼 들끓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폭발하는 날 주변의 많은 것들을 파멸시켜 버릴 것이다. 중요한 것은 화를 폭발시킨다고 그 모든 것이 해소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풀리지 않을 응어리로 남아 있지 않을까. 한번 두 번 반복하다 보면 주변은 패닉에 빠지게 될 것이다. 거기에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나의 행동이 그들에게는 평생을 괴롭힐 트라우마가 될지도 모른다.

 스스로에게 침잠해져 보자.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무엇 때문에 나는 이토록 화가 치밀어 있을까? 이혼이든 여타의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화를 되씹어 보자. 용서할 수는 없는 일일까? 내 잘못은 없는 것일까? 나로 인해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은 아닌지 상황을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단순하지가 않다. 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것이다. 행여 내가 문제를 야기한 것은 아닌가? 나에게 조금의 문제가 있었다면, 그것이 일을 그르치는 단초가 되었다면 내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를, 상대를 탓할 이유는 없다. 우리는 이런 과정에서도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하여 수양이 필요한 것이다. 

 화는 독이다. 식물에게도 화를 계속 내면 말라죽더라는 얘기가 있다. 에모토 마사루는 그의 저서 “물은 알고 있다”에서 물도 그렇다고 했다. 물에게 화를 내거나 나쁜 말을 계속하면 곧 썩어버린다는 것이다. 화는 이처럼 그를 받는 물질에 대해 독소로 작용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상대뿐만 아니라 내게도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화를 내면 그 독소가 자신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화는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것을 깨닫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같은 범인에게는 보통의 수양으로는 힘든 일이다. 스님들은 화내지 않는 사람이 되겠노라 늘 기도하라고 한다. 마음의 정진을 하면 화를 다스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결국은 모든 건 나로 인해 일어나는 것이다. 화도 모든 것이 나로 인해 생기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화로 인해 생기는 것이 좋은 것이 없다면 그것을 한시바삐 풀어버리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화내지 않고 살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두고두고 묵혀 두지는  말자. 독소를 품고는 건강할 수 없다. 화는 마음의 독소다. 마음에 독을 품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다. 용서하자. 그도 그녀도 나에게 상처를 줄 생각으로 내린 결정은 아니지 않았을까. 그도 그녀도 자신을 위한 자기 보호 본능적 결론이었을 것이고 나 또한 그런 그나 그녀를 옭아매어 둘 아무런 권리도 없는 것이다. 연인이든 부부든 가려는 사람을 붙잡아 좋은 일은 없다. 한번 떠나려 했던 사람은 언젠가 떠나게 된다. 그러므로 애초에 상대가 나를 떠나려는 마음을 먹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다. 


 사랑하고 이해하고 배려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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