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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훈 May 14. 2022

작은 나사 작은 돌멩이 하나도 중요한 것을 깨닫다


 며칠 전 퇴근을 해서 집으로 오니 전실에 서 있어야 할 막내의 킥보드가 두 동강이 나 뒹굴고 있었다. 다행히 막내는 손목이 약간 접질려진 것 빼고는 크게 다친 곳이 없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자전거점을 찾았습니다. 두 군데나 갔지만 맞는 나사가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킥보드는 당분간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도 다를 게 없다. 다만 정상으로 보일 뿐이지 정상은 아닌 것이다.'


사소한 것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소홀히 생각한 그 하찮은 것으로 인해서 정상이 아닌 상태가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킥보드 나사 하나가 순간 나의 뇌리를 때린 것입니다.

작은 것도 귀하게 여길 줄 알고 사소한 일도 중함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몇 년 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며 하루하루를 산 적이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아무런 이상 소견을 찾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정작 나는 몸이 쇠약해져 갔습니다. 기력도 달리고 식은땀으로 샤워를 한 듯이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습니다. 쥐어짜듯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뒷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일은 하루도 빠짐없이 두 달간 매일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간절한 소망을 담아 약수터 가는 길목에 돌탑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큰 돌들을 찾아 아래쪽 기초를 쌓고 차례대로 쌓아 올라갔습니다. 나중에는 주변에 돌멩이가 없어 가방을 하나 가져가 먼 곳의 돌멩이들을 지어 날랐습니다. 몇 번 돌탑이 쓰러졌습니다. 군데군데의 틈 속에 작은 돌멩이를 넣어 받쳤습니다. 훨씬 견고해졌습니다. 일을 정도 했습니다.   두 달만에 멋진 돌탑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때문인지 몸도 나았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하늘은 그 기도를 들어준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신에 대한 고마움도 건강에 대한 고마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하나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작은 돌멩이도 쓰일 데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쓸모없는 인간은 없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저마다 쓰일 곳이 있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역할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삶의 소중한 이유입니다. 나 하나가 없없다면 어쩌면 이 세상이 이 사회가 바로 서지 못하고 기울어질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은 나사 하나와 작은 돌멩이 같은 존재의 역할이 세상을 바로 세우는 위대함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겠습니다.    




당시 쌓았던 돌탑/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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