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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맘 Jan 19. 2024

나의 항암루틴-암환자의 해외여행 중 루틴유지하기

1년 9개월 1주의 기록

암을 만나고 시작한 1년 9개월 첫째 주의 나의 일주일 루틴기록


대만 출장을 가서 아팠었다.

대만에서도 약을 먹었고, 출장 중 절반은 숙소에서 쉬어야 했다.

4박 5일의 일정 중 2일을 숙소에서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병원을 갔고 인후통이 심한 인후염이라고 했다.

나는 모든 일상을 멈추었다. 나의 루틴을 쉬고, 몸을 회복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정성을 들였다.


나의 루틴들을 쉬었다.

매일 실천하는 루틴이 대략 30개 정도 된다.

그중 모닝루틴(양치, 가글, 세수, 침대스트레칭과 침대정리, 체중체온 재기, 공복에 미지근한 물 마시기) 정도만 했다.

아침운동과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카페루틴등은 모두 쉬었다.

매일 장을 보고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음식을 하고 정성껏 먹었다.

그 덕분인지 3일이 지나서는 체력도 컨디션도 좋아졌다.


인후염으로 아픈지  5일째다.

아침운동을 시작해 보려 운동복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집에만 있어서 몰랐는데 길들이 모두 얼었다. 빙판길이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거실에서 요가매트를 깔고 항암치료 중에 했던 것처럼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을 가볍게 했다. 따뜻한 녹차를 마시면서, 책을 읽고, 새로 시작한 독서록 쓰기 루틴도 해보았다.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이다.

루틴을 조금 회복했는데 몸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대만출장을 가기 전 배변을 비롯한  몸의 컨디션은 아주 좋았다. 거의 최상이었다.


집 떠나면 고생인 건가?

대만 비행기 시간이 이른 아침이라 모닝루틴만 가볍게 하고 이후로는 변수가 많았다.

아침공복을 유지하고 먹은 첫 식사는 대만 공항에서였다.

대만 공항에 한식당이 있어 대만식 돌솥비빔밥을 먹었다.

한국에서 나의 음식루틴은 공복 후  당근사과올리브오일주스와 견과류를 먹었다.

대만에 있으면서도 최대한 내가 먹는 음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평상시의 내 밥상과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암환자인 내가 대만과 독일 2달 살이를 하면서 몸으로 경험한 것들

우리가 머물렀던 곳은 진과스 광부마을이었다.

우리의 숙소는 관광지에서 조금 벗어난  산악지대에 위치한 조그만 마을이었고, 새벽에 비가 오기도 했기에 습했다.

나는 대만 일정동안 몸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조심을 하고 관리를 했지만 타지의 다른 음식과 온도, 습도등으로 나의 몸은 힘들었던 것 같다.

가장 먼저 배변에 반응이 나타났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체크하는 나의 건강체크항목이다.


이와 같은 경험은 독일 2달살이를 하면서도 비슷했다.

2달 동안 독일살이를 통해 나에게 중요한 루틴들을 습관으로 만들 수 있었다.


브런치에 소개하고 싶은 독일 2달 살이

독일살이 -항암치료가 끝난 뒤 5개월의 휴식기를 마치고 떠난 90일의 유럽여행의 다양한 변화들과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일상들도 곧 소개해보고 싶다.


암환자들이 암을 만난 뒤 힘든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하면서 가장 하고 싶은 중 하나가 해외여행이다. 암환자에게는 특별하지 않은 버킷리스트 항목이다.

나도 그랬다. 

그리고 나는 위절제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시작하면서 가족들에게 선언했다.


8번의 항암치료를 마치고 몸이 회복이 되면 유럽으로 떠날 거라고 했고  나는 항암부작용으로 힘들 때마다 여행계획을 세웠다.


8번의 항암치료가 끝나고, 4개월 후 첫 추척검사를 하고 주치의의 허락을 받고  비자 없이 있을 수 있는 꽉 채운 90일의 유럽여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아이들은 휴학을 하고  남편은 지인에게 일을 부탁하고, 온 가족이 떠났다.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를 말리지 못했다.

내가 여행을 가기 위해 항암치료 중에 얼마나 열심히 체력관리와 음식관리를 했고, 암을 공부했는지 가족들은 알기에 반대할 수 없었다고 한다.

90일의 유럽여행 목표는 나의 항암치료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나의 건강 체크-배변의 변화

독일에서 거의 모든 음식을 로컬 유기농 식자재로 직접 요리를 해서 먹었다( 2달 동안 김치는 3번을 만들었다.- 고춧가루와 액젓은 한국에서 가져갔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된장국을 끓였고, 하루 한 끼 이상은 한식으로 먹었던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경치 좋은 호수산책길을 걸으며, 규칙적인 생활을 했어도 배변은 항상 좋지 않았다.

매번 배변을 확인할 때마다. 이상하다 생각했다.


90일의 일정에서 60일살이를 하고 비행기표를 변경했던 가장 큰 이유다.

대만에서도 독일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나의 배변은 한국으로 돌아오고 식단을 관리하고 루틴을 회복하고 3~4일 후에는 다시 좋아졌다. 

신기했다.

나의 몸에 익숙한 식자재와 물이 가장 큰 영향이라 나는 생각한다.

두 번의 해외에서 살아보기를 해본 경험으로 한국에 돌아온 뒤 루틴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했다.

여행 후 나의 루틴 회복

가장 먼저 나는  수면루틴부터 회복한다.

다음날 모닝루틴과 운동, 음식, 마음돌보기등의 루틴들을 회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질 좋은 수면을 하는 것이다.

여행에 돌아오면 짐을 정리하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한 뒤 수면루틴부터 시작한다.

PM 10시 전에 잠지리에 든다. 나의 수면루틴은 항상 같은 잠옷을 입고  침대에서 1~2장의 책을 읽고 불을 완전히 끄고, 문을 꼭 닫고 최대한 조용하게 잠을 청한다.


다음날 아침에는 모닝루틴의 시작인 기상시간을 최대한 지킨다.

그렇게 나의 모닝루틴을 회복한다. 대부분 3~4일 후면 컨디션이 회복이 되고 질 좋은 일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대만과 독일살이 후 루틴회복

독일에서 돌아온 후는 바로 루틴을 회복하기 힘들다. 

시차적응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암환자는 무리하면 안 된다.  

나의 루틴회복은 일주일정도가 걸린듯하다.


대만에서 돌아온 후는 아팠다. 

그래서 몸의 회복이 먼저였다.

몸이 회복이 되고 루틴회복을 시작했다. 

대만에도 돌아오고 5일째부터 루틴이 회복되었다.


두 번의 경험으로 루틴이 회복이 되면 가장 먼저  나의 몸으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배변이다.

루틴회복이 된 다음날부터 배변이 좋아진다.

물론 모든 루틴을 회복하기 전부터 수면의 질과 음식루틴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조급해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많이 웃고, 좋아하는 소소한 것들을 한다.

나의 경우 그림을 그리거나, 인형을 만들기도 하고, 책을 읽거나, 좋아하는 드라마 영화 등을 봤다.

그리고 작은일에도 크게 웃으며 즐겁게 지내려했다.


나의 루틴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것부터 시작해야 모든 루틴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나에게 루틴은

나를 더 사랑하고 소중하게 대하고 정성을 들이는 나와 친해지는 방법이다.  



나의 마음돌보기 - 매일 모닝루틴으로 감사일기와 확언쓰기 / 책읽기와 독서록쓰기를 한다.


루틴을 기록하면서 나의 삶을 더욱 소중하게 정성을 들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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