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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맘 May 26. 2024

암을 만나고 나의 세상이 예뻐졌다.

암을 만나고 나의 삶의 방향이 바뀌었다.

내가 암을 만나 수술과 치료를 하면서 분명 힘들었고, 처음엔 화도 나고, 원망도 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나는 빨리 암을 받아들였고, 나의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치료에 집중했다. 그리고 나와 주변을 정성껏 돌보고 살피면서 내 세상이 달라졌다.


나의 세상은 내가 암을 만나기 전보다 분명 더 아름다워졌고 사랑스러워졌다. 무엇보다 내가 꼭 살고 싶은 세상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나는 꼭 건강하게 잘 살아보아야겠다 다짐하고 나의 몸과 마음을 돌봤다.


아름다워진 세상

세상이 바뀐 것은 없었다. 달라진 것은 나에게 암이 왔고 나의 시간이 멈추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은 많은 시간이 있었다.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것도 처음이었다. 나의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그제야 실감했다. 나는 나의 암 덕분에 나의 시간과 나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살피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내가 암을 만난 것이 어쩌면 나의 행운이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유이다.


나는 나의 삶에서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암을 만나고부터 나의 삶의 방향이 달라지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것들이 소중해졌다. 나의 시간들이 아름다워졌다.


산책길에 만나는 작은 들꽃들을 살피게 되었다. 아기궁둥이처럼 토실한 꽃봉오리가 예뻤다.


보도블록 틈새에 자란 잡초들이 대견했다.


아이들의 노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한참을 바라봤다.


숲길에서 만나는 새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듣는다.


산책하는 불편한 걸음의 할아버지와  노래를 들으며 함께 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아름답다.


흐드러지게 핀 크로버와 바람에 흔들리며 춤추는 나뭇잎들에 행복해한다.


아침청소하며 인사 나눈 경비 아저씨와 엘리베이터에서 반갑게 인사해 주시는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


새벽산책길에 만나는 점잖은 강아지와 상냥한 할머니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암을 만나 알게 된 쁘고 아름다운 내 세상이다.

내 세상은 매일 예쁘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워지고 있다.


그저 내가 암을 만났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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